‘감격승’ 손민한, “살아있는 기분, 참 좋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6 13: 16

조심스러운 어투였다. 아직은 조용히 있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1378일 만의 복귀전에서 감격승을 거둔 손민한(38, NC)은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살아있는 기분이 참 좋았다”라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손민한은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9년 7월 29일 사직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지 1407일 만에 맛보는 1군 승리의 감격이었다. 평소보다 많은 관중들이 들어찬 마산구장의 환호성이 손민한에게 향했다. 
모든 시선이 손민한에게 집중됐다. 기분을 낼 만도 한, 자격도 있는 승리였다. 그러나 손민한은 말을 아꼈다.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생각이었다. 손민한은 6일 마산 SK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난색을 표하면서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승리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잠을 잘 못 잤다”면서 “승리가 기쁘기도 했고 살아 있는 기분이 참 좋았다”고 대답했다.

손민한은 “이재학이 잘하고 있었는데…”라며 부담감도 있었음을 넌지시 드러냈다. 괜히 자신 때문에 잘 던지고 있는 후배의 자리를 뺏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손민한은 “내 몫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어 손민한은 “적지 않은 나이에 팀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운동하고 싶다고 했을 때 흔쾌히 승낙해 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고 146㎞까지 나온 구속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세게 던지려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올라가는 것”이라며 선을 그은 뒤 “경기 후 상태는 큰 문제가 없다. 1~2경기 던진 것이 아니라 퓨처스리그에서 5~6경기 던지면서 테스트를 하고 올라왔다”라며 몸 상태에 대해서는 큰 이상이 없음을 자신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떨렸다”라고 말한 손민한은 “나를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 마음 편하게 인터뷰할 수 있을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다”고 자리를 떴다.
한편 김경문 NC 감독은 “말은 쉽지만 그 공백을 이겨내고 마운드에서 싸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한 1승과는 다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승리다”고 손민한을 칭찬했다. 손민한은 아직 조심스럽게 몸을 낮추고 있지만 그가 부활을 향한 첫 걸음을 제대로 내딛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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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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