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8일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선수의 마음도 떨렸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령탑의 마음도 떨렸다. 김경문(55) NC 감독이 복귀전에서 감격승을 거두며 부활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한 손민한(38)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민한은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에 대한 의문부호를 상당 부분 지워내는 호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까지 나왔고 무엇보다 정교한 제구가 살아있었다. 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비교적 효율적으로 먹히며 SK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손민한에게 기회를 준 당사자인 김경문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6일 마산 SK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말이 쉽지 그 공백을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서 싸우는 것이 쉽지 않다”라고 평가하면서 “단순한 1승과는 다르다. 팀과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1승이었다”라고 박수를 쳤다.

이어 김 감독은 손민한의 마음고생을 헤아렸다. 김 감독은 “오랜 기간 기다리면서 밖으로는 꺼내지 못한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면서 “국제대회에서도 그렇지만 스포츠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팬들에게는 아주 큰 선물이 됐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김 감독은 6일 선발로 등판하는 찰리 쉬렉에 대해 친화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찰리는 최근 3연승 및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어려서 그런지 외국인 세 명 중 팀 동료들과의 융화가 가장 빨랐다. 미국에서는 투수 위주의 경기인데 찰리는 포수 사인대로 던진다. 그러다보니 포수가 더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아무래도 상대 타자들에 대해서는 찰리보다 포수가 더 잘 알고 있지 않겠나. 물론 승부처에서는 자기 뜻대로 던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투수 혼자 상대 타자들과 다 싸우려면 힘들다”며 나머지 두 외국인 투수들에게도 그런 주문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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