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승화(31)가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이승화의 외야수비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 수준으로 손꼽힌다. 타구판단과 빠른 발, 넓은 수비범위와 어깨까지 외야수가 갖춰야 할 능력은 모두 갖고 있는 이승화다.
때문에 롯데를 거쳐간 지도자들은 이승화를 주전선수로 쓰기 위해 많은 기회를 줬다. 하지만 문제는 타격, 2007년 규정타석은 못 채웠지만 타율 3할1리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승화지만 통산 타율은 2할3푼1리에 그치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다시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작년 무릎수술을 받으며 1군에서 모습을 감췄던 이승화에게 기회가 온 것은 5월 말. 기존 주전 좌익수 김문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승화는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된다. 이승화는 연신 호수비를 선보이며 롯데 외야진을 더욱 견고하게 했고, 타석에서도 적시적소에 안타를 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지난달 29일 사직 두산전 이후 꾸준히 선발로 출장하고 있는 이승화지만 최근 KIA와의 두 경기는 무안타에 그쳤다. 당연히 타석에서 조바심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승화는 힘들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승화는 6일 사직 KIA전에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2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3-3 대승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은 이승화는 1-1로 맞선 3회 선두타자로 등장, 재치있는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승화의 안타를 시작으로 KIA 선발 소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롯데 타선은 연속 4안타와 최희섭의 실책을 묶어 대거 4득점에 성공하며 6-1까지 점수를 벌렸다.
이승화는 4회 다시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KIA 우익수 나지완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을 당했다. 그렇지만 그의 방망이는 쉽사리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승화는 7-3으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 한승혁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이승화는 "오늘 연습 전 박흥식 코치님께서 타격에 임할 때 다리 벌리는 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정타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현재 1군에서 뛰고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경기로 이승화의 타율은 3할1푼(29타수 9안타)로 뛰어올랐다. 벌써 타점도 6점, 이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한 이승화다. 그의 야구인생 2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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