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모른다’ LG, 역전의 명수로 떠오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07 06: 11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만큼 현재 LG의 야구는 무섭고 강렬하다.
LG가 어느덧 5번 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지난 5월 21일 삼성과 3연전부터 6월 6일 두산과 3연전까지 총 5번의 시리즈에서 11승 4패로 질주,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던 성적을 단 번에 +2로 올렸다. 이전에는 마운드가 타선을 끌고 가는 형국이었지만 최근에는 투타가 정박자를 이루며 승승장구 중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 11번의 승리 중 무려 6승이 역전승이라는 점이다. 5회까지 뒤지던 경기를 4번 가져갔고, 7회까지 지고 있던 경기도 2번 따냈다. 이 기간 중 7회부터 9회까지 타율이 무려 3할3푼3리, 득점권 타율은 3할6푼4리에 이른다. 그러면서 윤성환 세든 송창식 송은범 등이 경기 막판 LG 타선에 무릎을 꿇었다.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도 날카로운 집중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특정 선수 한 두 명의 활약으로 이뤄낸 역전승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정의윤 최경철 김용의 문선재 등이 결승타를 기록, 매 경기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다. 지금의 LG 타선은 상하위 구분 없이 고르게 폭발 중이다. 7명에 달하는 3할 타자들을 어떻게 피해도 다른 누군가가 한 방을 터뜨린다.   
당연히 팀 분위기도 최고다. LG 선수들 모두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다. 팀내 최고참 투수 류택현은 “타자들이 4, 5점 차이가 나도 사정권이라고 보는 것 같다. 사정권 안에서만 투수들이 막아주면 된다고 느낀다. 지고 있더라도 결국에는 따라잡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덕아웃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 명의 끝판왕으로 떠오른 봉중근 또한 6일 경기서 통산 40세이브를 기록한 후 “선수들 모두 7, 8, 9회 중 한 번만 기회가 오면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나 또한 항상 경기 후반이면 지고 있더라도 역전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내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전체가 이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뿐이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라운드와 덕아웃 사이의 의사소통도 활발하다. 김용의는 6일 경기서 결승 홈런을 터뜨린 순간에 대해 “타석에 들어가면서 김무관 타격코치님의 주문대로 임하려 했다.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앞에서 당겨 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경기 전 코치님이 최근 배트 타이밍이 늦어 타구가 자꾸 왼쪽으로 빠진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오늘은 무조건 당겨 치라고만 주문하셨다. 코치님의 주문이 완벽하게 적중한 것 같다”고 웃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2011년 10월 감독 취임식 당시 “7, 8, 9회가 강한 팀을 만들겠다”며 팀이 뒷심을 갖출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김 감독과 차명석 투수코치는 부임 첫 해였던 2012시즌 순식간에 불펜을 강화시켰다. 불펜진이 평균자책점 3.60으로 리그 3위, 블론세이브 10개로 리그 2위에 자리하면서 LG는 마무리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 지난해의 성과는 그저 올해를 위한 예고편에 불과한 듯싶다. LG는 올 시즌 50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평균자책점 1위(3.69), 타율 2위(2할8푼2리)로 막강한 공수 밸런스를 뽐내는 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톱니바퀴가 절묘하게 맞아 돌아가는 가운데 시즌 최종 성적을 예측하는 지표 중 하나인 피타고리안 승률도 56.8%, 실제 승률보다 약 5푼이 높다.
LG는 지난 경기 승리로 44일 만에 4위로 복귀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리가 없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더 높은 곳을 바라봐도 무리가 아니다. 주말 3연전 상대는 반 경기차로 앞에 있는 롯데. 이번 주가 지나면 LG는 한 계단 위에 이름을 올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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