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다.
조 1위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티켓이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해 9월부터 보여온 한국 축구대표팀의 행보가 불안하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원정경기서 2-2로 비긴 것을 포함해 1승 2무 3패를 기록 중이다. 조 1위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급했다시피 조 1위다. 물론 월드컵 본선행에 있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종 상대이자 월드컵 본선행 경쟁자인 이란이 원정경기서는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대표팀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을 홈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생각은 지난 5일 열린 레바논전을 앞두고도 했다. 상대적으로 약팀인 레바논의 테오 부커 감독의 저자세는 '이긴 경기다'라는 생각과 '레바논이 포기했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다. 레바논은 경기를 포기하지도 않았고, 최선을 다해 대표팀을 몰아쳤다. 결국 한국은 패배나 다름 없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레바논전은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최하위 레바논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대표팀에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표팀은 '이겨야만'이 아닌, '이길 거라 생각하는' 경기를 했다. 공격과 수비가 따로 놀았고, 조직력은 견고함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패배나 다름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이길 수 있는', 그리고 '이겨야만' 하는 상대다. 레바논전과 같이 '이길 거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흔들림의 시작이 됐던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떠올려 보자. 대표팀은 이기지 못했다. 물론 자책골로 선제 실점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좀 더 시간을 돌려 16개월 전을 생각해보자. 대표팀은 위기감에 싸여 있었다. 최종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선수단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은 쿠웨이트를 물리치고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위기감으로 인해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대표팀은 16개월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군다나 당시 첫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었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을 기분 좋게 4-2로 물리치고 쿠웨이트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은 추억이 있기까지 어떻게 노력을 했는지, 어떤 자세로 훈련을 했는지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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