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봤을 때부터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보였다. 그야말로 절실함 하나로 여기까지 온 선수다.”
작년 9월 LG 김기태 감독은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에 질문에 김용의(28)를 선택했다. 당시 김 감독은 김용의에 대해 “작년부터 정말 고된 훈련을 많이 시켰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한 번도 스스로 쓰러진 일이 없다. 군대에서도 계속 야구를 생각했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보다”고 웃었다.
그리고 올 시즌 김 감독의 예상은 완벽히 적중하고 있다. 김용의는 순식간에 팀의 주축선수로 떠오르는 중이다. 지금까지 46경기에 나가면서 타율 3할1푼4리 15타점 11득점 8도루로 타순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고 있다. 수비 또한 단 하나의 에리도 범하지 않고 LG의 새로운 1루수로 자리했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김용의의 변치 않는 초심이다. 김용의는 파란만장했던 프로 초년생 시절의 역경과 절실함을 잊지 않고 있다. 2008년 대졸 신인으로 두산에 지명된 김용의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지 2달 만에 LG로 트레이드됐다. 이듬해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지원, 군복무와 기량향상을 동시에 꾀했으나 2차 테스트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고 결국 현역 입대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있어 2년 동안 야구와 완전히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것은 사형선고가 될 수 있다.
김용의 또한 현역 입대가 결정된 순간, 야구를 내려놓을 생각까지 했었다. 김용의는 “선수로서 감각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지도자로 빨리 전환할까 고민했다. 부모님 또한 그게 좋겠다고 하신 상태였다”고 벼랑 끝에 몰렸던 때를 회상했다.
하지만 전역 후 김기태 감독이 김용의의 손을 잡았다. 김용의는 “전역을 앞두고 구단에서 반겨주고 찾아주셨다. 특히 김기태 감독님께서 나를 좋게 봐주셨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야구를 그만뒀을지도 몰랐다”고 벼랑 끝에서 기회를 잡은 순간에 대해 말했다.
2012년 다시 유니폼을 입은 김용의의 목표는 김기태 감독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2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김용의는 지난해 사실상 첫 1군 무대를 소화하며 83경기에 나섰다. 시간이 지날수록 1군 투수들의 공에 익숙해졌고 타율도 점점 상승했다. 2루 수비 불안과 많은 삼진 등 약점도 보였지만 2년의 공백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1군 무대를 맛 본 후에도 절실함은 이어졌다. 팀의 4강 진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 땀을 쏟았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항상 자율훈련에 임하며 허공에 배트를 갈랐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삼진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볼카운트에 따라 타격 폼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빠른 다리를 살리기 위해 도루 타이밍도 연구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지난해 3배에 달했던 볼넷 하나 당 삼진비율이 2배로 줄어들었고 도루 성공률은 55%에서 80%로 급격히 올라갔다.
물론 만족은 없다. 김용의는 6일 잠실 두산전에서 결승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여전히 절실했다. 목표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여전히 멀었다는 뜻이다. 김용의는 “아직 발전해야할 부분이 많다. 특히 수비는 많이 늘고 싶다. 수비시 빠른 타구를 처리하는 부분이나 뜬 공의 포구 위치를 잡는 부분이 더 나아져야 한다”고 스스로 자신의 과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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