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G 25타점’ 나성범, 진화는 계속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7 06: 07

신인 자격의 선수가 경기에 꾸준히 뛰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경기당 1타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면 더 놀라운 일이다. 이를 ‘준비된 스타’ 나성범(24, NC)이 해내고 있다. 더 무서운 점은 나성범이 아직도 진화 중이라는 사실이다.
NC 야수진의 간판스타로 성장 중인 나성범은 1군 첫 시즌 항해 일지를 ‘순항’이라는 단어로 채워 넣고 있다. 6일까지 26경기에 나가 타율 3할4리, 34안타, 3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886에 이른다. 보통 OPS가 0.800을 넘기면 좋은 타자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성범의 데뷔 시즌은 현 시점까지 분명 기대 이상이다. 타자 전향이라는 전력까지 더하면 놀라움은 더 커진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해결사 본능이다. 나성범은 올 시즌 3할6푼1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이다. 자신이 포문을 여는 데도 능하지만 주자를 쓸어 담는 데도 일가견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가 26경기에서 25타점이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타점 30위 내에 위치한 선수는 나성범(공동 16위)과 KIA 신종길(21타점·공동 27위) 두 명뿐이다. “손목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지 않았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절로 드는 활약상이다.

그러나 나성범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더 나은 활약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나성범은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 1군 합류 한 달을 맞이했다. 이에 나성범은 한 달을 돌아보면서 “아무래도 2군보다는 확실히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어떤 구종이 들어올지는 대충 예상이 되는데 대처가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기록에서 드러나는 활약상과는 별개로 스스로의 만족감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다.
몸 관리에 대한 절실함도 느끼고 있었다. 나성범은 “몸 관리도 경험이 없다보니 조금 힘들다. 시즌을 치르면서 나만의 체계적인 몸 관리 패턴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당장의 성적에 안주하기보다는 올 시즌, 그리고 자신의 야구인생을 멀리 내다보는 각오가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김경문 NC 감독도 이런 나성범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나성범의 이야기에 대해 “1년 가지고 될까. 야구는 답이 없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그래도 대견한 듯 “옆에서 백번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다. 자기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힘들지만 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체력 관리는 물론 슬럼프 대처법, 그리고 리듬을 유지하는 법 등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심전심으로 통했을까.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있다고 했던 나성범은 6일 SK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안타 4개 중 2루타만 3개였고 선취점과 쐐기점을 자신의 손으로 책임지며 또 한 번 스타 기질을 발휘했다. 나성범은 경기 후 “그동안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져 성적이 조금 안 좋았는데 김광림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해주신 것이 도움이 됐다”라고 활짝 웃었다. 또 하나의 가르침을 몸에 익힌 나성범은 그렇게 계속 진화 중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