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남사’, 비난 각오한 배우 신세경은 건졌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07 07: 18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작위적인 전개와 치정멜로라는 기획의도를 잃고 끝까지 방황했다. 드라마는 씁쓸함을 남겼지만 그렇다고 남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두 남자를 오고가며 복잡한 감정선을 연기했던 배우 신세경은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외모와 연기력, 그리고 대중성까지 갖춘 20대 여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신세경은 지난 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가난한 집안 환경 탓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당당하려고 노력하는 서미도 역을 연기했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한순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인 남녀의 사랑을 담는 정통멜로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획의도와 달리 중반 이후 한태상(송승헌 분)과 이재희(연우진 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미도의 행동에 당위성이 실종되면서 드라마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갈등과 복수, 그리고 용서를 다루면서 끈적끈적한 치정멜로를 펼쳤어야 했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와 방향을 잃은 인물들의 성격들이 답답함을 안겼다.

초반 이 드라마가 흡인력 높은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에 탄력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중반 이후 폭발한 갈등이 긴장감을 형성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드라마는 용두사미였지만 그래도 명확하지 못한 감정선으로 인해 욕먹을 수밖에 없는 인물인 미도를 연기한 신세경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신세경은 미도가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아낌 없는 칭찬을 받았다.
똑부러지지만 자꾸만 태상을 믿지 못하고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으로 인해 그를 멀리하는 미도라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세계는 배우 신세경을 만나 오롯이 표현됐다. 신세경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인기가 있는 20대 여자배우라면 한번씩 거친다는 ‘안티의 폭등’ 시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를 곱지 않게 보는 일부 시청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다소 허망하게도 주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 인해 생기는 오해였다. 캐릭터와 배우를 동떨어지게 생각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착오였다. 때문에 신세경은 연기력에서 큰 결점이 없는데도 늘 연기력 논란이 따라다니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작품 역시 안방극장의 미움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미도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캐릭터와 배우를 혼동하는 일부 시청자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욕먹을 각오로 미도를 연기하겠다고 선언했을 만큼 드라마와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신세경은 드라마가 난파되는 가운데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연기를 펼쳐냈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안방극장을 떠났다. 그리고 그토록 욕먹었던 미도도 시청자들과 안녕을 고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미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던 배우 신세경의 다음 작품과 연기에 기대를 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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