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SUN이 주목한 '신구종'은 체인지업?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07 10: 36

넥센과 삼성이 선두자리를 놓고 정면충돌을 벌였던 주중 3연전 목동구장은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보러 온 스카우트들로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올해가 끝나면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한 오승환은 5일 경기에 등판, 무력시위라도 하듯 최고 155km 직구를 뿌려대며 완벽투를 펼쳤다.
오승환의 투구는 사직구장에서도 화제였다. 6일 롯데와의 경기를 앞둔 KIA 선동렬 감독은 KBSN 이용철 해설위원과 함께 오승환의 투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오승환 공략법을 생각해야 할 위치에 있는 선 감독이지만, 현역시절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정상급 마무리투수였기에 선배로서 후배의 맹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선 감독은 "미국보다는 일본 쪽이 오승환에게는 더 낫지 않을까"라는 사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 이유는 오승환의 단조로운 구종이다. "오승환의 직구가 미국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지만 변화구 슬라이더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한 선 감독은 "대신 일본에서는 오승환의 직구 하나만으로도 평정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5일 경기 해설을 맡았던 이용철 위원은 "경기 내내 졸고있던 스카우트들이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니까 눈빛이 달라지더라. 공 하나하나에 여기저기서 스피드건을 꺼내들고 서로 구속을 공유하더라"면서 "그런데 장기영이랑 상대할 때 못 보던 공을 던지더라"고 운을 뗐다.
그 말에 선 감독도 "우리 경기가 끝나고 나서 TV로 나도 봤다. 잘 안 던지던 공인데 140km가 안 나오는걸 봐서는 슬라이더가 절대 아니었다. 포크볼이나 체인지업이 아닌가 싶다. 승환이가 나름대로 스카우트 앞에서 준비한 걸 보여준 것 같다"며 웃었다.
오승환은 연장 12회말 장기영을 상대로 1구부터 4구까지 계속 150km가 넘는 직구를 던지다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결정구로 135km짜리 떨어지는 공을 던졌다.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장기영은 맥없는 스윙으로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사실 오승환은 최근 들어 체인지업을 구사하고 있다. 직구 하나만 갖고도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오승환이지만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선 감독이 오승환에게 미국 보다는 일본을 추천했던 이유도 단조로운 구종 때문이었다. 만약 오승환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을 성공적으로 장착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꿈은 아니다. 이미 오승환은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새로운 무기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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