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에게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다. 관건은 열흘만의 등판에 따른 투구 감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1시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3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는 그는 열흘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완봉승을 거둔 에인절스전에서 4회초 마크 트럼보의 강습 타구에 왼 발을 직격당했다. X-레이 진단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하루 이틀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류현진의 발은 생각보다 더 통증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건너뛰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7일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 "전혀 문제 없다. 100% 컨디션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보증했다. 하지만 투수라는 직업은 워낙에 예민하기 때문에 작은 변수라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류현진에게는 열흘만의 선발등판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좀처럼 기복없는 스타일의 류현진은 일정한 등판 간격에서 꾸준하게 잘 던지는 투수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라는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에도 빠르게 적응한 것 역시 꾸준하게 등판 간격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류현진은 '긴 휴식'이 독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류현진이 크게 무너진 경기들을 되짚어보면 하나 같이 긴 휴식 이후 등판이었다.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에서 선발로 나와 최소 이닝을 던진 건 2이닝으로 두 번 있었다. 2011년 6월10일 사직 롯데전과 2012년 7월18일 대전 삼성전으로 각각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류현진의 야구인생에 손꼽힐 만한 최악 투구 내용이었다.
2011년 롯데전은 9일만의 등판이었고, 2012년 삼성전은 10일만의 등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상 이후 17일 만에 선발등판한 2012년 6월24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3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긴 휴식이 류현진의 투구 리듬에 악영향을 미쳤고, 최악의 투구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총 11번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5경기, 5일 휴식 후 4경기, 6일 이상 휴식 후 2경기에 나왔다. 4~5일 휴식 후 9경기에서는 6승1패 평균자책점 2.58로 호투했지만, 6일 이상 휴식 2경기에서는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 4.38로 고전했다. 피안타율도 3할6푼. 과연 류현진이 긴 휴식이라는 변수를 극복할 수 있을지 8일 애틀랜타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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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