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남’ 아닌 아빠 이성재는 다정함 그 자체였다. 자녀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야 모든 아버지들이 다 같겠지만, ‘나 혼자 산다’ 속 이성재는 그런 마음을 창의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성재는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캐나다 방문을 앞두고 그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딸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딸 인영, 채영 양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직접 방문, 영상편지를 찍어 전해주고자 한 것.
이날 이성재는 “선물은 일시적이지만 그건(영상 편지) 영원히 남는 거니까”라고 말하며 캐나다에 머무르고 있는 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딸들이 좋아하는 가수 샤이니의 키와 B1A4의 바로를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샤이니의 티”, “비포 애프터의 바루”라고 잘못 알아들었다. 또한 남자 친구들의 이름이 나오자 얼굴이 굳으며 긴장하는 모습은 여느 중년 아버지의 모습과 일치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와 중학교 인근으로 가 딸들의 친구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교문 앞에서 “인영이의 친구냐”, “채영이의 친구냐”고 다짜고짜 말을 걸어오는 그를 학생들은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며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렇게 만난 딸들의 친구들만큼은 의외로 편안한 친구 아빠 이성재를 좋아하는 눈치. 특히 이성재는 점심시간에 만난 딸의 친구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아이들의 모습을 찍으며 기묘한 포즈(?)를 마다하지 않고 예술 혼을 불태워 웃음을 줬다.
다정한 아빠 이성재의 면모가 특별히 돋보였던 것은 딸들의 과거 남자친구들을 찾아가는 모습에서였다. 으레 아버지들은 딸의 남자친구를 경계하게 마련이지만, 그는 직접 남자친구들을 찾아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채영이 보고 싶지 않냐”고 묻는 자신이 물음에 "모르겠다. 그냥 그랬다"며 부끄럽게 답하는 남학생에게 "그래도 한 때 너의 여자친구인데 쉽게 잊을 수 있어?"라고 버럭, 장난을 치는가 하면 첫째 딸이 좋아했던 의경을 향해서는 “인영이가 널 좋아했지 않느냐, 언제부터 감지했냐”며 꼬치꼬치 캐묻고, 이미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있다는 그의 말에 “동갑 별로 안 좋다”며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루 종일 딸들을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준비한 이성재는 몰려오는 피곤함 속에서도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사춘기 시절에 내가 몰랐던 애들의 마음, 학원이면 학원 학교면 학교에서 벌어졌던 일에 대해 새롭게 들었을 때 조금 어렸을 때 얘기도 더 많이 하고 어울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느낀 바를 전했다. 또한 딸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선물을 (딸들이) 소리치며 좋아할 것 같다. 특히 둘째는 남자친구였던 남학생을 볼 때 깜짝 놀랄 거다. 되게 좋아하고 기뻐할 것 같다”고 말하며 기대감에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매회를 거듭할수록 까도 까도 또 나오는 양파 껍질같은 매력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배우 이성재. 이번 회에서 딸들을 위해 의미있는 선물을 계획하고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 그의 모습은 자상함의 결정체였다. 늘 '혼자남'의 매력이 돋보이는 그였지만, 이번 만큼은 기러기 아빠의 애틋한 부정(父情)이 묻어나 더욱 큰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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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