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끝내기 홈런이나 안타를 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기분이 묘하다".
채태인(31, 삼성)이 천금같은 한 방을 터트렸다. 채태인은 7일 대구 두산전서 2-2로 맞선 9회 선두 타자로 나서 두산의 5번째 투수 홍상삼의 2구째 직구(141km)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130m 짜리 솔로 아치로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한 방이었다. 시즌 4호째.
2회 4-6-3 병살타, 4회 1루 땅볼, 6회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삼성은 채태인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두산을 3-2로 꺾었다. 5일 목동 넥센전 이후 2연패 탈출.

채태인은 경기 후 "지금껏 끝내기 홈런이나 안타를 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기분이 묘하다"며 "홈베이스를 밟을때 (동료들에게) 두들겨 맞는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다. 진짜 기분좋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최근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채태인은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한때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장외 타격 1위를 질주하기도.
하지만 왼쪽 허벅지 부상에 발목잡혀 지난달 23일 전력에서 이탈하는 아픔을 겪었다.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던 시점에 부상을 입었으니 그저 아쉬울 뿐. 2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복귀한 그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더욱 무거웠던 게 사실이었다.
2-2로 맞선 삼성의 9회말 공격. 김한수 타격 코치는 채태인에게 한 마디 던졌다. "끝내고 와라". 채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두산의 5번째 투수 홍상삼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130m 짜리 대형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적중했다. 손에 느낌이 하나도 없었고 허리가 제대로 들어가 완전히 넘어가는 느낌이었다"는 게 채태인의 설명.
호쾌한 한 방을 터트린 채태인은 아내 김잔디 씨를 비롯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자녀(예빈, 예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가족들 생각만 하면 늘 미안할 뿐이다.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한 번도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아직껏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다. 참고 기다려줘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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