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기운 가득한 LG, ‘여름 징크스’도 극복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08 07: 11

LG에 승리의 기운이 돌고 있다. 실력 외적인 요소도 LG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야말로 ‘되는 집안’이다. 7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LG 쪽에선 빗맞은 안타가 꾸준히 나온 반면, 롯데 타자들이 친 타구는 빈번히 야수 정면을 향했다. 8회초 2사 만루서 강민호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가싶었으나 LG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집중력이 롯데의 행운보다 우위에 있었다.
LG는 한 때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지만, 5번 연속 위닝시리즈와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상승세로 순식간에 3위까지 올라갔다. 투타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접전 속에서도 선수들이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기를 즐긴다. 매일 결승타의 주인공이 바뀔 정도로 타선은 쉬어갈 틈이 없으며 시즌 초부터 든든했던 마운드는 어느덧 평균자책점 부문 정상에 올랐다. 팀 분위기는 9개 구단 최고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고비다. LG는 매년 더위와 마주하는 6월부터 유난히 고전해왔다. 5월까지 5할 승률 이상을 올리며 순항하다가도 급격히 추락하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지난 시즌 또한 6월 24일을 기점으로 10번의 5할 사수 본능이 깨졌고 6월부터 8월까지 23승 38패 4무로 추락, 조기에 시즌을 접었다. 최근 5년 동안 LG는 단 한 번도 이 시기에 5할 승률 이상을 올린 적이 없다.

결국 선수층 싸움이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상대팀 전력분석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일정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팀이 치고 올라간다. 엔트리 정원은 26명이지만 한 시즌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원은 30, 40명이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1군과 2군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7개월 128경기의 대장정을 버틸 수 없다.  
작년까지 LG는 어느 팀보다 중심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매년 자기 몫을 해줬지만 이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했을 때 치고 올라오는 신예선수가 없었다. 지난 시즌 LG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중심타선 타율이 3할이 넘었음에도 득점 생산력은 리그 하위권이었다. 득점권 타율 2할5푼3리로 최하위, 팀 OPS도 .686로 7위였다.
    
올 시즌은 다른 양상이다. 야수진과 투수진 모두 몰라보게 두터워졌다. 3할 타자만 6명인 가운데 신진 세력 3명이 커리어 최고 타율을 찍고 있다. 정의윤 문선재 김용의의 도약이 팀 전체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의윤은 지난 5월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4번 타순에 배치된 후 7일 잠실 롯데전까지 9경기서 타율 3할5푼1리 8타점을 기록,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문선재와 김용의도 타순에 상관없이 페이스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현재 LG 타선에서 방심할 수 있는 타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았던 토종 선발진이 빠르게 자리 잡았고 불펜은 시즌 내내 리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유원상의 복귀가 머지않은 상황에서 누구를 엔트리에서 제외해야 할지 쉽게 답이 안 나온다. 벤자민 주키치가 반등하고 신재웅 최성훈 등의 좌투수라인이 계획대로 1군에 합류한다면, 시즌 끝까지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LG 김기태 감독도 올해는 기필코 여름 징크스를 깨뜨리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7일 “선수들의 체력 안배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9명이 뛰는 팀보다 13명이 뛰는 팀이 낫다. 올해 7월은 이동거리도 길지 않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먼저 서로를 배려하면서 힘을 아끼고 있다. 베테랑 이병규와 박용택도 서로를 위해 지명타자와 외야수비를 나눠 나가고 있고 포수 윤요섭과 최경철도 번갈아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탄탄한 선수층을 갖춘 만큼, 폭넓은 기용으로 여름을 해쳐 나갈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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