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은 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포수 윤요섭(31)에게 강한 신뢰를 보였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타격 능력이 있는 선수다. 최근 타율이 낮은 만큼, 결국에는 안타 칠 확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웃으며 윤요섭이 안타 행진을 시작할 때가 왔다고 전망했다.
김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윤요섭은 7일 잠실 롯데전에서 8번 타자겸 포수로 선발출장,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롯데 선발투수 쉐인 유먼의 몸쪽 직구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1, 3루 찬스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좌전안타를 터뜨려 초반부터 흐름을 완전히 LG쪽으로 돌려놓았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선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장타 본능도 발휘했다.
수비 또한 돋보였다. 선발투수 류제국과 절묘한 호흡을 과시, 경기 초반 결정구로 커브를 주문하다가 중반부터 체인지업을 요구하며 롯데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비록 류제국이 8회부터 구위가 떨어지며 마무리가 좋지 못했지만, 한국 프로야구 데뷔 후 최다이닝을 소화, 이닝이터의 가능성을 비췄다. 윤요섭은 류제국 외에도 레다메스 리즈 우규민 등과 손발을 맞추며 최경철과 함께 무주공산이라 평가 받았던 LG 포수진에 반전을 일으키는 중이다. 특히 도루저지율 41.2%로 2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 전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김 감독은 “포수쪽에서 요섭이와 경철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 둘 다 틈나는 대로 전력분석에도 매진하는 중이다”며 두 포수가 최근 상승세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장광호 배터리코치 또한 “둘 다 경험이 많지 않은데 기대 이상이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는 시기인데도 훈련까지 빠지지 않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로 프로 6년차인 윤요섭이 1군 무대서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윤요섭은 2012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선발출장, 40경기 이상을 포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스프링캠프 당시만 해도 1루 수비 훈련에 참가하며 포수 은퇴를 눈앞에 뒀지만 김기태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포수 복귀를 간절히 원했고 매일 포수 훈련과 경기를 병행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수비에서 이따금씩 실수를 범하기도 했지만 2할9푼8리를 기록한 공격력과 더불어 점점 공수 균형을 맞춰갔다.
1군 포수 연착륙에 성공한 만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이대로라면 3할대 타율의 공격형 포수로 LG 포수난에 해답이 될 것 같았다. 신혼여행도 포기하며 겨울 내내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최고의 컨디션에서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그러나 윤요섭은 시범경기 기간 동안 짝을 이룬 투수들의 부진과 더불어 수비에서 고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지난 4월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한 달 동안 2군에 머물렀다.
윤요섭은 “사실 전지훈련 때부터 나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다가 시즌 개막 후 2군에 내려가면서 힘이 많이 빠지기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윤요섭은 김기태 감독의 메시지를 통해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윤요섭은 “2군으로 내려갈 때 감독님께서 ‘팀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서 와 달라’는 격려 문자를 보내주셨다. 감독님 문자를 받고 2군에서 열심히 포수 훈련을 했다. 내 포지션이 포수인 만큼, 포수를 잘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팀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맹훈련의 결과는 1군 복귀 후 여지없이 드러났다. 단순히 도루저지율만 높은 게 아닌 포구와 볼배합, 블로킹 등 모든 부분에 지난해보다 몇 단계 나은 포수가 됐다. 적극적으로 투수를 리드하면서 타자와 빠른 승부를 유도했고, 상대 타자들은 윤요섭의 빠른 페이스에 휘말리며 급급하게 볼카운트 싸움에 임했다.
윤요섭은 1군에 오른 후에도 여전히 포수 훈련을 병행하는 중이다. 윤요섭은 “오히려 포수 훈련의 비중을 90%까지 높였다. 타격이 안 되고 있긴 하지만 다른 타자들이 잘 치고 있는 만큼 내가 포수 임무에 더 충실해야 할 때인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윤요섭은 “타격에선 김무관 타격코치님이 기술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지도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전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단 수비 쪽에서 성장 페이스가 굉장히 빠르다. 타격 슬럼프를 겪긴 했지만 기본적인 타격 능력은 이전에 이미 증명했다. 이대로라면 공격형 포수에서 만능형 포수로 진화할 수 있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