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서준(25)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철딱서니 없는 바람둥이 박현태를 연기하고 있는 박서준. 여성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만한 캐릭터이지만 박서준은 캐릭터를 현명하게 호감으로 바꿔놨다. 더욱이 서글서글한 눈웃음과 섹시한 눈빛 하나로 요즘 여성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하고 있다. 드라마 ‘드림하이’와 시트콤 ‘패밀리’ 이후 세 번째 작품 만에 박서준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사랑을 해주시니까 감사하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아주머니들이 ‘현태 왔냐’고 말씀해주시니까 현태 캐릭터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금나와라 뚝딱’은 주말드라마임에도 젊은층이 모이는 인터넷 반응이 뜨겁다. 특히 박서준이 연기하는 현태와 그와 사랑 없는 결혼을 했지만 점점 애정이 싹트는 정몽현(백진희 분)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오죽하면 인터넷에는 두 사람의 달달한 로맨스만 편집한 영상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에서 나오는 시청자 편집본이지만 박서준의 인기와 함께 이 같은 영상은 쏟아지고 있다.

“우리 드라마를 젊은 시청자들도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을 보고 신기했어요. 저랑 진희 씨 영상을 뮤직비디오로도 만들었더라고요.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놀라고 감탄했어요.”
사실 이 드라마는 같은 얼굴을 한 여자가 다른 여자의 행세를 한다거나, 아버지의 바람기로 인해 세 형제의 어머니가 모두 다르거나, 알고 보니 출생의 비밀이 있다거나 자극적인 요소로 인해 막장 드라마의 오명이 따라붙을 법 했지만 오히려 재미있고 따뜻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설정은 강하디 강하지만, 자극적인 설정이 이야기하려는 주제는 따뜻한 가족애이기 때문.

“우리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막장 드라마는 아니에요. 중산층과 상류층 가족들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고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가족애가 있죠. 행복을 꿈꾸지만 마냥 행복하지도 않으며 마냥 화목하지도 않고요. 캐릭터가 뚜렷해서 조금 튀긴 해도 결국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박서준이 연기하는 현태는 어머니가 첩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와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망나니 같은 생활을 하는 상처 가득한 인물이다. 박서준은 복잡한 감정선을 신인답지 않게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저는 연기를 할 때 인물간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지 중요하게 생각해요. 인물들이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극적인 행동을 하는데 이유가 있는 것이잖아요. 지금 진희 씨와의 로맨스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관계 변화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진희 씨와 현장에서 서로 캐릭터와 전개에 대해 어떻게 연기를 할지 대화를 많이 해요. 덕분에 많이 친해졌어요.(웃음)”
현재 드라마에서 박서준은 백진희가 연기하는 아내 몽현 외에도 5년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몽현에게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자신과 동일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여자친구를 내치지 못하며 갈등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도 언제쯤 진희 씨와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나오냐고 많이 묻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몰라요.(웃음) 작가님과 감독님은 알고 계시겠죠? 말씀드리고 싶은데 알지 못해서 말씀을 드리지 못해요.(웃음) 저도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서 대본이 나오면 빨리 읽어봐요.”
박서준은 요즘 촬영장을 가는 게 즐겁다.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성격이 남자다운 그는 다소 닭살스러운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연기를 하는 게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박서준이 ‘다소 오그라들지만’이라는 전제를 붙인 후 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연기를 할 때 제가 살아있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전 사실 쉬면 안 되는 성격이거든요. 연기를 계속 하고, 운동을 계속 하는 등 열심히 하다가 잠깐 쉬는 게 진짜 휴식이지 계속 쉬면 잘 버티지 못해요.”
박서준은 또래 남자 연기자들과 달리 이미 군대를 다녀왔다. 청주교도소에서 군복무를 한 군필자 남자 배우들이다. 얼굴과 이름을 알렸으니, 이제 연기를 위해 달릴 일만 남은 셈이다.
“연기를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전 아직 제가 배우라는 말을 듣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단어를 듣는 게 어울리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매번 배우고 있고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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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