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감출 수 없는 에이스 본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08 09: 53

빠르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구위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면, 지난 등판에선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이닝이터의 가능성도 비췄다. 어느덧 ‘류제국(30)이 등판하면 이긴다’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류제국은 7일 한국프로야구 데뷔 4번째 선발 등판인 잠실 롯데전에서 7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을 보였다. 5회초 전준우에게 1점 홈런을 내줬지만 안타 2개만을 허용하며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 초반부터 각도 큰 커브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경기 중반에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상대를 요리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제구력이었다. 이날 류제국은 단 하나의 볼넷도 범하지 않았다. 몸에 맞는 볼 2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끌고 가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4년 만에 실전 등판에 임하고 있는 것을 돌아보면, 놀라울 정도로 빠른 적응력이다. 비록 8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체력 쪽에 붙은 물음표를 지우지는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류제국이 매 경기 잠재력의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당초 류제국의 1군 합류 시점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로 뒀었다. 빨라야 6월 중순 경 첫 선발 등판에 임할 예정이었다.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만큼 재활 단계부터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류제국은 이미 4월 퓨처스리그 등판서 140km 후반대의 공을 던졌다. 구위와 더불어 투구수도 꾸준히 늘려갔다. 브레이크 없이 1군 데뷔를 향해 고속질주했고 예상보다 2개월 빨리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강한 정신력 또한 류제국의 강점. 류제국은 데뷔전에었던 5월 19일 만원관중이 응집한 잠실구장서 고교 라이벌 김진우와 선발투수 맞대결을 벌였다. 누구라도 긴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류제국은 오히려 긴장감을 즐기는 듯 대범한 모습을 보이며 선발승을 따냈다. 이후 SK 크리스 세든, KIA 윤석민, 롯데 유먼 등 각 팀의 에이스 투수들만을 상대했고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집중조명을 받는 것을 즐긴다. 관중들이 많이 경기장에 오실수록 오히려 더 힘이 난다”던 말을 증명하고 있다.
류제국이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이후 LG는 13승 4패 승률 76.5%로 고공행진 중이다. 류제국이 오고 나서 추락하던 LG가 반등했다. LG의 미래를 책임질 토종 에이스가 벌써부터 승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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