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이제는 유체이탈이 등장했다. 전작 ‘신기생뎐’에서 뜬금 없이 귀신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기함하게 했던 임성한 작가가 이번엔 유체이탈 소재를 내세웠다. 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효시를 만들었던 그의 상식을 뛰어넘는 막장의 세계는 어디까지일까.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는 지난 달 첫 방송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강도 높은 전개로 이미 ‘막장 드라마’ 타이틀이 붙었다. 삼각관계와 불륜은 물론이고 막말이 난무하는 안하무인 인물들의 심각한 ‘말빨’,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19금 성인대사들은 ‘임성한 막장 월드’의 진수다.
유치찬란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내세우는데 특기인 임성한 작가는 지난 7일 방송된 15회에서 오대산(변희봉 분)이 유체이탈을 하는 이야기를 펼쳤다. 편하게 잠을 자다가 갑자기 영혼이 몸에서 떨어져나오는 대산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미 개연성은 파괴된지 오래인 이 드라마에서 유체이탈은 임성한 작가의 전작 ‘신기생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신기생뎐’은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갑자기 할머니 귀신이 등장하는 파격을 넘어 극단적인 전개로 빈축을 샀고 아직도 크게 회자되고 있다.
공감과 논리는 온데간데 없는 ‘임성한 막장 월드’는 매회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청률은 신통치가 않다. 이 드라마는 현재 8%대의 시청률로 착한 드라마를 내세운 SBS ‘못난이 주의보’와 1위 경쟁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더욱이 유체이탈 소재가 등장한 지난 7일 방송은 ‘못난이 주의보’가 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8.4%의 ‘오로라공주’를 꺾었다.
시청률로 막장 드라마에 대한 날선 시선들이 조금은 덮어졌던 임성한 작가의 전작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왜곡과 파격, 극단과 극악으로 표현되는 ‘오로라공주’의 상식을 뛰어넘는 막장 세계가 욕만 먹고 끝이 날지, 언제나처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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