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자주 듣는 소리가 바로 '꾸준하고 일관성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자신의 원하는 곳에 마음 먹은 대로 던질 수 있는 커맨드 능력이다.
커맨드(Command)란 단순히 컨트롤이 전부가 아니다. 타자와 수싸움과 경기운영능력 등 컨트롤보다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류현진은 이 같은 커맨드가 아주 탁월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커맨드가 좋은 투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아직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5회 이전 조기강판된 적이 없다.
류현진의 커맨드는 최근 경기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류현진은 7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댄 어글라에게 볼넷을 줬다. 지난달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4회 2사 후 유네스키 베탄코트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 2경기-67타자만의 볼넷이었다.

최근 3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는 동안 류현진은 단 3개의 볼넷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항상 자신감있게 던지려 한다. 볼넷을 주든 홈런을 맞든 결과론일뿐 항상 자신있게 던진다"며 "볼넷은 항상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7시즌 통산 1269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을 383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2.72개로 수준급이었다. 그런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12경기에서 79⅓이닝 동안 볼넷이 23개밖에 되지 않는다. 9이닝당 볼넷이 2.61개로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줄었다.
분명 기현상이다. 보통 상위리그에 진출하는 투수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게 바로 볼넷의 증가다. 마쓰자카 다이케스는 일본 시절 통산 9이닝당 볼넷이 3.22개였지만 메이저리그 첫 해 3.52개로 상승하더니 결국 통산 4.32개로 증가했다. 일본 시절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36개에 불과했던 다르빗슈 유도 메이저리그 첫 해에는 9이닝당 볼넷이 무려 4.19개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르빗슈는 2년차 시즌이 된 올해 13경기에서 88⅓이닝을 소화하며 볼넷 27개를 주며 9이닝당 볼넷 2.75개로 안정감을 찾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빅리그 첫 해부터 달라진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 적어도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커맨드 능력 만큼은 류현진이 다르빗슈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waw@osen.co.kr
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