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에 간 것처럼 띄워줄 건 아니다".
LA 다저스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23)가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5경기 만에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 4홈런 10타점으로 광풍을 일으키며 메이저리그 전체를 깜짝 놀래키고 있는 것이다.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이처럼 인상적인 활약을 한 선수는 쉽게 보기 힘들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8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마친 후 푸이그에 대해 "동화 같은 활약"이라며 "벤치에서 푸이그가 하나 칠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그는 정말 해냈다. 매일밤 그야말로 미친듯 활약을 하고 있다. 더 이상 그의 활약이 놀랍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 역사에 남을 만한 활약"이라고 그를 한껏 치켜세우기에 여념없었다.

그러나 푸이그에게 홈런을 맞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투수 폴 마홀름(31)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마홀름은 이날 다저스전에 선발로 나와 7⅓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6회말 푸이그에게 맞은 동점 홈런 한 방이 아쉬웠다.
마홀름은 1-0으로 리드한 6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푸이그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2구째 72마일 느린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푸이그의 배트에 여지 없이 걸려들어 홈런으로 연결됐다. MLB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마홀름은 "커브를 스트라이크가 아닌 유인구로 던졌는데 3피트 정도 제구가 빗나갔고, 그게 높게 들어가는 바람에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홀름은 푸이그 신드롬에는 일침을 가했다. 그는 "푸이그는 달아올라있다. 하지만 난 처음 두 번은 그를 쉽게 잡았다. 단지 홈런을 맞을 때 제구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푸이그가 잘하고 있지만 그를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들어간 것처럼 띄워줄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5경기를 치렀을 뿐이란 것이다.
마홀름은 "확실히 푸이그는 재능이 있다. 하지만 리그도 그에게 적응하는 중이다. 그도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분석이 들어간 이후 푸이그가 지금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관건으로 삼았다. 아직 메이저리그 팀들은 푸이그를 분석하고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마홀름의 말대로 푸이그는 이제 겨우 5경기를 치렀을 뿐 아직 시즌은 102경기가 더 남았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 장기레이스로 단기간 활약으로는 평가하기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 5경기에서 무시무시한 임팩트를 보이고 있는 푸이그 활약은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 다만 마홀롬의 지적대로 푸이그가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갈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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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