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김태훈 “내 이름 캐릭터? 평범할 것 같다”[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09 07: 58

KBS 2TV 일일 시트콤 ‘일말의 순정’이 40대 어른들의 사랑을 순수하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정우성 역의 배우 김태훈(38)은 선미(전미선 분)를 사이에 두고 하정우(이훈 분)와 삼각 러브라인을 구축, 매회 변화하는 이들의 감정변화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선미에 마음을 고백한 우성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대학교 시절, 최고의 ‘인기남’이었지만 지금은 고등학생 딸을 키우는 그저 그런 형편의 싱글 대디 우성. 그는 자신이 첫사랑이었던 선미에 마음을 뺏겨 독신주의라는 신념까지 흔들리는 순애보를 보이고 있다.    
“극중 선미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감독님은 결말을 결정해놓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짝사랑 경험도 없고 인기남이라는 설정이 어색하기도 해요. 저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인기 있는 모습은 아이돌(임시완)이 하세요. 하하”

 
시청자에게는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기에, 편안한 차림으로 사랑에 고민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지대하다. 이훈 앞에서는 철없는 동생처럼 굴기도 하고, 연상녀 선미 앞에서는 잘 보이고 싶어 전전긍긍하고 애를 끓이는 모습으로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고 있는 중이다.
“인기를 실감하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봐주세요.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착한남자’를 할 때는 안경을 벗고 평소 차림으로 나가면 잘 못 알아봤는데, 여기는 평소 제 모습과 비슷하게 나와서 그런 것 같아요. 우성이라는 가공의 인물에 제가 맞춰가는 부분도 있는데, 제가 평소에도 그렇게 크게 웃는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제 모습 같다고요.”
김태훈은 극중 실제 유명 톱배우 정우성의 이름을 연기한다. 정우성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멋지고 젠틀하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가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했다.
 
“우리 드라마에서 저는 정우성 같은 킹카고, 이재룡은 최민수 같은 터프한 남자, 도지원은 강수지 같은 청초한 여자라는 설정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최민수는 아내한테 눌려 살고 정우성도 지금은 망가졌다는 소리를 듣죠. 아이러니함이 재미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제 이름이 극중에 나온다면? 인지도 없는 평범한 인물로 나오겠죠? 하하”
김태훈은 자신의 이름이 주는 이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인지도를 쌓아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태훈은 곧 “배우 김태훈은 중요하지 않다”는 소신을 전했다.
“저를 잘 몰라보는 게 좋아요. 제 캐릭터가 고정화 되는 건 싫어요. 제가 영화 ‘아저씨’, 드라마 ‘착한남자’에 나왔다는 걸 모르시는 분이 많아요. 그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것과 같은 얘기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악역일 때는 악하게, 점쟁이면 무섭게, 정우성이면 귀엽게, 그 캐릭터 자체로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에서 배우 김태훈이 보이는 게 마이너스 같아요.”
 
때문에 현재 정우성을 연기하는 김태훈은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 하지 않고 극 안에서 마음껏 활개를 친다. 김태훈은 작가의 글과 감독의 연출 안에서 자유로운 애드리브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대본에만 충실해도 충분히 재밌어요. 그런데 의도하지 않아도 느낌이 생겨서 하는 애드리브가 있어요. 배우들 간에 호흡이 좋아서 그런 게 잘 살 때가 있어요. 제가 안간힘을 쓰고 해도 안 즐거울 수 있는데, 이 팀의 환경과 캐릭터가 너무 즐거워요.”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를 매력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김태훈이기에, 최근 대세인 관찰 예능 프로그램과도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태훈은 자신을 많이 드러내야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부담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자신을 드러내는 게 배우를 하는데 있어서는 플러스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지점의 고민도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배우로서 자극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막장 없는 착한 내용으로 매일저녁 안방극장에 청정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일말의 순정’은 이제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들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잘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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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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