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700회, 14년 전엔 상상이나 해 봤을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09 10: 13

지난 1999년 9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포문을 열었을 때, 700회라는 숫자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던 무대는 이제 매주 일요일 시청자의 월요병을 달래는 휴식처로, 대한민국 유행어의 산실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코너가 모두 끝나고 ‘따라라~’하고 울려 퍼지는 밴드 음악은 한바탕 웃고 난 후 출근과 등교를 알리는 알림음이 되며 ‘가장 짜증나는 소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개콘’의 면면은 월요일 아침 최고의 수다 소재가 되며 그 자체로 ‘가장 웃기는’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9일 방송되는 ‘개콘’의 700회에서는 이러한 ‘개콘’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레전드’로 불리는 코너가 대거 무대에 올라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웃음을 예고하고 있는 것. 특히 ‘개콘’을 통해 배출돼 이제 방송 삼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김병만, 이수근, 정형돈, 신봉선, 김영철, 샘 해밍턴 등 화려한 스타들의 귀환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을 높인다.

 
여느 프로그램에서는 모두 모이기도 힘든 이들의 합동 출연은 ‘개콘’이기에 가능하다. 각 방송사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들의 친정이 ‘개콘’이라는 것은, ‘개콘’이 대한민국 웃음의 진원지라는 것의 반증이며 ‘개콘’이 KBS의 프로그램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설명한다.
앞서 2년여 간의 부흥기 이후 현재 ‘개콘’은 다소 하락세인 것이 사실. 하지만 ‘개콘’의 ‘원로’인 박성호, 김준호, 김대희를 중심으로 한 이들은 하락세에는 꼭 등장하는 위기론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부정하지 않는 이들은 외부의 반응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잘 뭉쳐있다고. 든든한 ‘원로’ 개그맨들이 잡고 있는 중심 위에서 재기 넘치는 신인들과 행동대장 중간기수들이 층층이 자리한 ‘개콘’이기에 14년 동안 파도타기를 하며 브랜드 가치를 지켜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지영 PD도 700회를 앞두고 불거진 이러한 위기론에 대해 “701회가 더 중요하다”며 멘토-멘티제의 결과인 새 코너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PD는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게 ‘개콘’ 유지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신인 스타발굴을 통해 신선한 웃음을 전달하겠다”고 초심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14년 동안 매주 시청자를 찾아온 ‘개콘’의 또 다른 얼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매직’을 선사했다.
한편 ‘개콘’ 700회 특집에서는 ‘수다맨’, ‘도레미 트리오’, ‘대화가 필요해’, ‘키 컸으면’, ‘달인’, ‘씁쓸한 인생’, ‘애정남보원’, ‘개콘스타 KBS’등의 코너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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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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