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인터넷 악플에는 당할 장사가 없다. 이미 생사람 여럿 잡은 게 악플이고 이제 드디어 사자들의 명예까지 짓밟고 있다.
8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MBC 개그우먼 고 함효주는 주요 포탈 사이트 관련 기사들에 댓글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고인의 이름이 한 유명배우와 비슷한다는 이유로 이를 조롱하는 심각한 명예훼손 악플들이 달린 까닭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잃고 비탄에 빠진 부모들, 그리고 아끼는 가족이자 친지, 그리고 동료 선후배를 잃은 주위 사람들의 가슴에 피멍들게 하는 악플은 말 못하는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있다.

그 뿐일까. 고인의 사망을 안타까워하는 네티즌들이 애도 글을 달 기회마저 원천봉쇄한 것 또한 악플러들의 소행이다.
요즘 연예인들이 가장 가까이 하면서도 가장 두려워하는 공간으로 인터넷을 들수있다. 자신의 연기 또는 노래 등 연예계 활동에 대한 팬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접할수 있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터무니없는 악의적 비방 글들로 인해 큰 상처를 받는 역기능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팬들과 연예인의 쌍방향 소통을 가능케 한 인터넷 자유 세계는 악플이란 전염병의 유행으로 지금 언어 폭력의 무수한 몰매와 왕따가 아수라장으로 바뀐지 오래다.
'주유소 습격사건'의 유오성이 내뱉은 패싸움 요령처럼, 악플러들은 한 놈만 죽도록 패고 또 팬다. 이들의 의혹 제기가 집요하게 거듭되면 전후본말을 모르고 악플을 접하는 네티즌들은 '정말 그런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십상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최근 현상이 여기서 비롯된다. 그래서 아무리 톱스타라도 한 번 찍히면 헤어나기 힘들기 마련이다.
또 이들은 어떤 명확한 근거를 갖다줘도 자신들만의 엉터리 주장을 고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 가장 분명한 사례가 바로 타블로다. 타블로 사례가 그렇다.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의 인기 힙합가수 타블로는 학력 위조를 했다고 몰아부치는 악플러 그룹 '타진모'와의 오랜 대립 끝에 자칫 가수 생활은 물론이고 삶 자체를 망가뜨릴 뻔 했다.
더 놀라운 건 법원의 최종 판결로 타진모 수뇌부가 와해되다시피 한 뒤에도 억지 주장을 계속하는 악플러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타블로 외에도 악플러에 의해 희생됐거나 큰 상처를 받고 살아가는 연예인은 부지기수다. 산 사람은 법에 호소할 방법이라도 있지, 이번 고 함효주처럼 안타깝게 요절한 개그우먼에게 쏟아진 악플은 누구에게 하소연할 것인가.
호환마마 보다 더 무서운 건 '악플'이다. 산 사람 잡고 죽은 사람 두 번 죽이는 바로 그 악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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