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푸이그, 다저스 1억불 잭팟 터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9 14: 29

LA 다저스가 감행한 1억 달러짜리 도박이 성공 기미가 보이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두 명의 선수가 투·타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가 그 주인공이다. 원금 회수를 넘어 넉넉한 이자까지 기대할 수 있는 대박의 조짐이다.
올 시즌 리그 최고 연봉 팀이 된 다저스는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이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간 선수들로만 한 팀이 나올 정도로 팀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자연히 성적도 처져 있다. 8일 현재 27승33패(승률 .450)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다. 팀을 둘러싼 위기론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명의 ‘루키’가 팀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의 축으로 떠오른 류현진과 최근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승격해 괴물 같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푸이그가 그 비타민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12경기에 나가 6승2패 평균자책점 2.72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첫 5경기에서 4홈런을 치며 다저스 팬들을 열광케 했다. 첫 5경기 4홈런은 MLB 역사를 통틀어서도 1900년 이후 두 번째 나온 대업이다.

포지션, 나이, 국적은 모두 다르지만 두 선수는 공통점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가 해외 정보력을 총동원해 영입한 외국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투자 금액도 만만치 않았다. 류현진에는 포스팅금액을 포함해 6년간 약 6170만 달러를 썼다. 믿고 쓰는 쿠바 출신이지만 검증이 덜 된 푸이그에게도 7년 4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의 계약 총액을 합치면 약 1억370만 달러(116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나온다.
때문에 MLB 경력이 전무한 두 선수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꼬리를 물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자신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과시함으로써 잡음을 제거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미 MLB 무대에 연착륙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더불어 다저스 마운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푸이그 또한 류현진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차세대 주전 외야수라는 확고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지금도 좋은 활약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두 선수의 가치는 더 커진다. 다저스는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큰 변수가 있다. 커쇼와 잭 그레인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불안요소 투성이다. 내년에야 돌아올 채드 빌링슬리는 수술 경력이 있고 테드 릴리, 크리스 카푸아노는 기량이 하향세다. 맷 매길, 스테판 파이프는 검증이 덜 됐다. 류현진의 무게감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푸이그도 마찬가지다. 다저스는 올 시즌 간판 외야수들인 맷 켐프와 안드레 이디어의 부진에 고민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예전만한 기량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다. 앞으로 기록이야 더 좋아지겠지만 팀의 미래를 담보하기에는 기량 향상의 여지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쭉쭉 뻗어나가는 푸이그는 차세대 다저스 외야의 중심으로 손색없는 잠재력을 지녔다. 다저스의 1억 달러 도박이 6년 뒤에는 어느 정도의 효과로 돌아올까. 일단 출발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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