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황마마, 그는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09 11: 26

임성한 작가의 전작에서 등장했던 ‘하늘이시여’ 구왕모, ‘인어아가씨’ 이주왕, ‘아현동 마님’ 부길라 등 남자 주인공들을 연기했던 배우들은 본인의 이름을 잃어 버렸던 슬픈 기억이 있다. 이는 신인이나 중고신인이었던 배우의 외적 이미지와 극 속에서 보여주는 행동 등이 자로 잰 듯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후 그 배역을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던 이태곤, 김성민, 김민성 등 배우들이 대중의 뇌리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기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이에 그들의 계보를 이은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의 황마마를 연기하는 오창석은 자신의 이름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오로라 공주’는 결혼을 포기한 나이 지긋한 세 누나의 비호 속 살아가고 있는 남동생과 띠동갑이 넘는 세 오빠 밑에서 금지옥엽 공주처럼 자란 외동딸의 사랑 이야기라는 설정 속 연일 이어지는 파격적인 장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특히 독특한 작명법으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의 센스가 또 한 번 빛을 발하면서 오로라(전소민 분), 사임당(서우림 분), 오왕성(박영규 분), 황시몽(김보연 분), 황미몽(박해미 분), 오금성(손창민 분), 황자몽(김혜은 분) 등의 이름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이름은 남자 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다.
황마마는 얼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필명은 황마. 대외적으로 노출을 꺼려해 그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인물이다. 또 반듯하게 잘 생겼고 키도 훤칠하고 목소리까지 좋은, 어느 것 하나 빠질게 없는 매력남이다.
이런 황마마를 연기하는 배우 오창석은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그들이 사는 세상’,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에 출연했지만 대중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오로라 공주’ 속 오창석은 이미 황마마에 빙의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몰고 다닐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임성한 사단의 최대 수혜자로서의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대놓고 잘 생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듯한데, 그는 속눈썹 각도까지 연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래 만난 여자친구를 누나들의 한 마디 반대에 ‘정 안줬다’고 쿨하게 놔버리는 모습이나 오로라의 당돌한 매력에 빠졌음에도 ‘떡대(개)에 갖다줘라’고 무심하게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은 일일드라마 시청층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극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황마마에 푹 빠진 오창석. 극중 작가인 그가 필명 황마를 사용하기에 황마, 황작가, 황마작가, 마마 등 그를 지칭하는 다양한 호칭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배우에게 있어 캐릭터로 기억된다는 것은 최고의 찬사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이면이 분명히 존재할 터. 앞으로 갈 길이 먼 ‘오로라 공주’에서 그가 보여줄 활약이 기대되면서도, 그가 황마마의 그림자에 갇힐까 걱정이 되는 것 또한 대중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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