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웰메이드 드라마도 비켜가지 못한 '우연의 남발'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6.09 14: 34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으며 가파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도 우연에 우연이 겹치고 남발되는 설정은 비켜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5~6일 방송된 이 드라마는 국선 전담 변호사를 소재로 해 속물 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용. 장혜성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악역 민준국(정웅인 분)이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장혜성의 법정 스토리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푼수끼 다분한 차관우(윤상현 분)와 장혜성을 찾아해매온 초능력자 박수하(이종석 분)가 얽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문제는 이야기를 압축시키려다보니 우연이 지나치게 반복됐다는 것. 2회 방송에서 장혜성이 국선 전담 변호사가 된 후 처음 맡는 사건이 바로 고성빈(김가은 분)의 사건이었다. 고성빈은 박수하와 같은 반 친구 사이. 박수하는 어린 시절 억울한 아버지 살인사건에서 목격자로 나서준 장혜성을 은인으로 생각하고 장혜성을 평생 찾아해매던 인물이다. 그런데 그 장혜성이 같은 지역으로 내려온 것도 모자라, 같은 반 친구가 살인미수 용의자로 억울하게 몰린 사건의 변호사가 된 셈.
우연은 또 한번 진행된다. 이 사건에서 상대측 검사는 또 하필이면 서도연(이다희 분)이다. 서도연은 박수하 아버지 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로, 장혜성의 어머니가 가정부로 일하던 서대석 판사(정동환 분)의 딸이기도 하다. 또 장혜성에게 누명을 씌워 고등학교를 자퇴하게끔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고성빈의 사건 하나에, 박수호는 친구로, 장혜성은 변호사로, 서도연은 검사로 '한 방'에 다 붙여버린 꼴. 인연과 악연이 얽힌 인물들이 재빨리 갈등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진 몰라도, 개연성은 영 떨어지는 설정이다. 더구나 장혜성과 서도연이 목격한 민준국 사건의 담당 판사는 서대석이었다.  
법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긴장감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이 드라마로서는 이같은 우연의 남발이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아직 초반부인만큼 흡인력은 높은 편. 지난 6일 방송된 '너목들'은 2회분만에 12.7%(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 첫회 7.7%보다 껑충 뛰어오르며 올여름 기대작으로 우뚝 섰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