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달성은 실패했지만 투구 내용 만큼은 합격점이었다. 장원삼은 8일 대구 두산전서 8이닝 1실점(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쾌투를 뽐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1-1로 맞선 9회 안지만에게 마운드를 넘겨 5승 사냥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9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장원삼은 "아직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최근 경기 가운데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10일 포항 KIA전 이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도 컸지만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투구 내용은 괜찮았으니 '승리못지 않은 호투'라고 표현해도 될 듯 싶다.
두산 선발 유희관의 호투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유희관은 7이닝 1실점(6피안타 2볼넷 4탈삼진)으로 잘 막았다. 장원삼은 "정말 잘 던졌다. 나보다 컨트롤이 더 좋았다. 코너워크와 완급 조절 모두 뛰어났다"고 엄지를 세웠다.

한달째 승수 추가를 하지 못하는 만큼 승리를 향한 마음은 간절했다. 그는 "욕심 좀 냈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8회 찬스 때 한 방이 터졌으면 하는 마음이 컸던 게 사실. 그러면서도 장원삼은 1-0으로 앞선 6회 2사 후 김현수에게 좌월 솔로 아치를 허용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안 맞았다면 이겼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역시 승리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동점포를 허용했으니 그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장원삼은 "사실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될 줄 알았는데 (최)형우가 계속 쫓아가더라. 말 그대로 김 빠지는 순간이었다. (김)현수의 파워에 밀렸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회복 훈련을 소화한 그는 "한달간 기분좋게 회복 훈련한 적이 없었다. 승리 투수가 된 뒤 회복 훈련을 하면 기쁘다. 다음 등판이 기다려진다"면서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부담이 된다. 또 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든다. 어젠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주장 최형우를 비롯해 일부 타자들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다음 등판 때 화끈한 공격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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