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징계’ 염경엽, “선수 관리 못한 감독 책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9 16: 02

“전력 손실은 사실이지만 원칙은 원칙이다. 선수로서 팬의 신뢰와 팀 조직의 신뢰, 나아가 리그에서의 신뢰를 잃은 것이지 않은가.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조직 생활에 대한 일탈행위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불상사에 정면 돌파하며 관계자들과 팬들에 송구함을 나타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무면허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김민우(34)의 전열 제외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염 감독은 9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서 “감독으로서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책임이다. 넥센 히어로즈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운을 뗐다. 넥센은 9일 새벽 무면허 음주상태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내야수 김민우(34)에 대해 30경기 출장정지 조치와 벌금 1000만원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김민우는 당일 오전 5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 앞 도로에서 아우디 차량을 후진시키다가 뒤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사고 자체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택시기사와 합의를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차를 내버려둔 채 사라졌다는 증언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회 결과 해당 아우디 차량은 김씨 소유이며 김씨는 현재 무면허 상태"라면서 "사고를 낸 사람이 김씨인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를 낸 김민우는 “프로야구 선수로 무면허 음주 사고를 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경찰조사가 추가로 필요하여 출두 요청이 있다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팀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민우는 이미 지난 8일 KIA전을 마치고 1군 엔트리 말소가 결정되었던 상태로 백업 유격수인 신현철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되었다.
“팀 전력의 손실은 사실이다. 그러나 팀이 정한 원칙이 있으니 징계가 내려졌다. 징계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 선수로서 팬들의 신뢰와 조직에서의 신뢰, 그리고 전체 리그에서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김민우가 이 계기를 통해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잘못한 선수의 기량이 아깝지만 물의를 일으킨 만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곧바로 사후 대책을 놓고 팬들 앞에 용서를 구한 염 감독이다. 염 감독은 김민우에 대해서도 “이 잘못이 선수 개인에게 앞으로 생활해 나가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일이지 않은가”라며 안타까워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 등을 하더라도 아픈 전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