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최고참 내야수가 스스로의 불찰로 자리를 잃었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우(34)는 지난 9일 오전 무면허 상태로 음주 후 차를 몰고가다 택시를 받은 뒤 잠적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오후 구장으로 나온 김민우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1군 30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사실 김민우의 부재는 미리 넥센에서도 준비했던 일이었다. 외야수 백업이 필요했던 넥센은 서동욱 영입 외에 김민우에게 시즌 전부터 외야수 겸업을 권했고 김민우도 받아들였다. 이번 2군행도 휴식 겸 외야 수비 준비 차원에서 전날(8일) 결정됐다.

떠난 김민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제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민우는 그 사이 하루 주어진 휴식에 사고를 저질렀고 그 여파는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미쳤다. 주눅든 넥센은 이날 창단 최다 실책(5개)으로 KIA에 4-6으로 패했다. 김민우 때문이든 아니든 그가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특히 공인의 사생활과 책임을 중시하는 넥센 구단 특성을 볼 때 김민우는 큰 불신의 늪에 빠졌다. 넥센은 승부조작 논란이 빚어진 지난해 초 소문 만으로 일본 캠프에 있던 문성현을 자진 입국시켜 조사를 받게 했고 이번 사건도 일찍 사과문을 내고 징계를 내렸다.
김민우는 사실상 30경기 이상의 출장 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나이와 사건의 중요성을 볼 때 넥센은 차라리 다른 젊은 선수를 그 시간에 준비시키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김민우가 지금 이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숙의 시간이 지나고 잊히는 것. 다른 하나는 시간이 지난 뒤 다른 선수들보다 더 나은 실력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야구는 하루 못하면 다음에 다시 잘하면 된다. 그러나 공인으로서의 잘못된 행동은 한 번의 실수에 모든 것을 잃는다. 그중에서도 한 번 잃은 신뢰는 다시 얻는 것이 더 어렵다. 김민우가 선수로서 잃어서는 안될 가장 큰 것을 잃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