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32)은 7년째 M사의 야구 용품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용품 후원 계약은 1년 단위로 체결하는 편. 하지만 7년째 M사 제품을 고집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제품이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웃었지만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힘겨울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이기 때문이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07년 삼성에 복귀한 윤성환은 권오준의 소개로 M사의 용품 후원을 받게 됐다. 대개 팀내 간판급 선수들이 M사의 용품 후원 대상. 2004년 데뷔 첫해 4승 7패 1세이브 17홀드(평균자책점 4.84)를 거둔 뒤 2년간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던 선수에게 용품을 후원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M사 측은 윤성환에게 글러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구 용품을 제공했다.
2008년부터 선발 투수로 전향한 윤성환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선발 투수로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09년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오르며 스타덤에 올랐다. 윤성환은 "당시 내가 보여준 게 없었는데 오준이형의 소개로 현재 메이커를 사용하게 됐다. 오준이형과 용품 업체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 투수로 꼽히는 윤성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수의 업체로부터 용품 후원 제의를 받았다. 모 업체는 용품 후원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지원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어떠한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용품 업체를 바꾸는 일은 없다"는 게 윤성환의 말이다. 힘겨웠던 시절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던 고마운 마음을 결코 잊을 수 없으니까.
윤성환은 안지만, 차우찬(이상 투수), 최형우(외야수)에게 용품 업체를 소개했단다. "보통 성적에 따라 용품 지원 내용이 달라지기도 한다. 잘 할때면 아낌없이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이들의 끈끈한 의리는 냉정한 프로 세계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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