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이라 쓰고 '부성애'라 읽는다.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은 방송 전 제목 때문에 막장드라마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작품의 실상은 따뜻한 부성애를 그린 가족드라마였다. 회를 거듭하며 하나씩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모두 부녀(父女) 관계와 관련이 있었다.
보다 더 자극적인 전개를 좇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출생의 비밀'은 제목 그대로 '탄생의 비밀'에 초점을 뒀다. 탄생의 비밀의 본질적인 의미에 집중해 가족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 특히 그동안의 드라마가 모성애를 주로 다뤘다면 '출생의 비밀'은 부성애에 초점을 맞춰 진부한 듯 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일찍이 '출생의 비밀'은 홍경두(유준상 분)의 부성애를 강조했다. 딸 홍해듬(갈소원 분)을 향한 유준상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그리며 따뜻한 가족애를 그렸고,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최국(김갑수 분)과 정이현(성유리 분)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고 있다.

지난 8~9일 방송된 '출생의 비밀' 13, 14회에서는 딸 이현을 향한 최국의 진한 부성애가 그려졌다. 최국은 갑작스럽게 딸이라고 나타난 이현에게 본능적으로 마음을 줬다. 딸의 학비 마련을 위해 '동물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저버릴 정도로 이현과 최국의 사이는 애틋했다.
또 이현을 위해 자취를 감추고 조용하게 살던 최국은 또 다시 딸과 손녀 해듬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예가그룹 때문에 다칠지 모르는 이현과 해듬을 보호하기 위한 것.
특히 14회 방송에서는 이현과 최국이 10여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최기태(한상진 분)가 보여준 각서 때문에 아버지를 오해하고 있던 이현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경두와 함께 살고 있는 최국을 만날 수 있었다. 10여년 만에 만난 최국과 이현의 눈빛에는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걱정, 애틋한 마음이 모두 담겨 있었다.
오해하고 있던 아버지의 생사를 드디어 확인한 이현과 그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기로 결심한 최국. 과연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오해를 풀고 서로를 보듬으며 예가그룹에 맞서게 될까. 또 경두와 해듬, 이현과 최국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모습의 가족을 완성시키게 될지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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