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4번 타자’ 이재원, SK 징크스 깰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10 10: 00

확실한 4번 타자감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도 애를 태우고 있는 SK가 이재원(25)의 본격적인 가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원 스스로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이호준(NC)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어 팀을 떠났다. 자연히 전지훈련부터 새로운 4번 타자감을 찾기 위한 실험이 이어졌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신통치 않았다. 전지훈련 당시 안치용 박정권 등이 후보로 떠올랐으나 이만수 SK 감독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전지훈련 마무리 때까지 4번 타자는 공석이었다.
다른 타순에서는 잘하던 선수가 ‘4번 타자’의 타이틀만 달면 숨죽이는 경우도 많았다. 시즌을 앞두고는 최정을 4번으로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선수 스스로가 부담을 느껴 계획이 백지화됐다. 5번에는 타율 3할5푼7리를 친 한동민도 4번 자리에는 2할2푼7리로 부진했다. KIA와의 트레이드도 ‘4번 타자’감인 김상현을 얻기 위한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김상현 역시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4번 타자가 나타났다. 이재원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이재원은 손목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에 출전했다 부상을 당했다.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장 기간도 더 길어졌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1군에 합류했고 이제는 4번으로서의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이재원의 타격 재능은 누구나 인정한다. 탁월한 힘을 갖춰 장거리 타자로서의 발전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일단 출발은 괜찮다. 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28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7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주자가 있어 외야로 보낸다는 생각을 했는데 넘어갔다”라고 할 정도로 탁월한 힘이었다. 장기적인 팀의 밑그림 차원에서 봤을 때도 이재원이 4번 자리에서 활약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재원은 부담을 털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재원도 올 시즌 팀의 4번 타자 징크스를 알고 있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니 부담이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재원은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시니 오늘 못 치면 내일 나가 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기 성적에 조급함을 버리겠다는 뜻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당장보다는 후반기를 내다본 포석이다. 이 감독은 "6개월의 공백이 길다. 아직 배트 스피드가 한창 좋을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연습량이 부족한 문제인 만큼 이번달 정도까지만 열심히 하면 정상 기량을 찾을 것이다. 코치들에게 특별히 부탁하고 있다"라고 기대했다.
한편으로 이재원은 자신의 주 포지션인 포수에 대한 욕심도 많다. “타격만 되는 반쪽 선수”라는 평가에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재원에게 집중적인 포수 교육을 시키고 있다. 7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점수차가 넉넉하게 벌어지자 이재원에게 포수 마스크를 맡기기도 했다. SK의 4번 징크스를 깨는 것, 그리고 주전 포수들의 나이가 많은 SK 포수진의 미래를 증명하는 것. 이재원이 두 가지 과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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