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는 분명 2013년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발굴한 인재다.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 후 가요 순위 프로그램 정상을 밟아본 그는 가창력-춤-외모 3박자를 두루 갖춘 멤버로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팀 동료인 수지가 영화와 드라마, 예능 출연 등으로 승승장구하며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자, 상대적 관심이 줄어드는 걸 감내해야 했다.
그랬던 페이에게 올리브채널 ‘마스터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이하 ‘마셰코 셀럽’), MBC ‘댄싱 위드 더 스타3’(이하 ‘댄싱3’)에 출전할 기회가 왔다. 각각 요리와 스포츠댄스 서바이벌을 벌이는 두 프로에서 그는 준우승과 우승을 차례로 거머쥐며 존재감을 한껏 발휘했다. 요리 재료를 다듬고 칼질을 하는 모습,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춤사위로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은 기존 아이돌에게선 찾기 힘든 모습이었다.
페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어느덧 기대와 애정으로 발전했고, 미쓰에이라는 수식어 없이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응원의 목소리를 건네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심사위원들, 주변인들이 많이 예뻐해 주고 칭찬을 해줬어요. 걸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없었던 아주머니 팬들도 생겼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고, 그런 모습을 대중들이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이제야말로 진짜 뭐든 할 수 있겠단 자신감도 생겼죠.”(웃음)
2013년 상반기, 페이에게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은 다소 부족했던 자신감을 한껏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됐다.
“다른 서바이벌 출연이요? 기회가 닿으면 해보고 싶죠. 나조차 몰랐던 재능을 발견해가는 것 같아서 기뻐요. 패션이나 모델 쪽에도 관심이 많은데, ‘도전 수퍼모텔 코리아 셀러브리티’ 같은 게 있다면 나가보고 싶어요. 런웨이는 자신 없지만, 화보를 찍으면서 포즈와 표정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아이돌 그룹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봤음직한 솔로음반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한 번이라도 나만의 앨범을 내보고 싶죠. 물론 미쓰에이로 계속 활동하겠지만, 미쓰에이에서 벗어난 나만의 콘셉트로 또 다른 매력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잘은 몰라도, 밝고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는 아닐 거예요.”(웃음)

연기에 대한 마음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평소 영화보기를 좋아해 틈 날 때마다 영화를 즐겨본다는 페이는 생활 밀착형 연기보다는 카리스마 있는 액션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어를 아직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점이 변수다.
“서바이벌을 통해 몰랐던 재능을 발견했던 때처럼, 연기에 대한 재능도 발견 됐으면 좋겠어요. 완벽한 한국어가 아니더라도, 몸짓이나 표정을 통한 연기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영화 ‘늑대소년’처럼 말이에요.(웃음) 기회가 오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열정적으로 매달리고 싶어요.”
‘마셰코 셀럽’과 ‘댄싱3’는 페이에게 단순히 준우승-우승 트로피만 안긴 게 아니다. 자신감을 불어넣고, 그 자신감은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고 패션, 솔로음반, 연기 등 다양한 열매를 바라며 싹을 틔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 진짜 어디 이런 아이돌 또 있을까 싶다.
“생각지도 못했던 2013년이에요. 남은 기간, 가수로서는 물론 또 다른 방면으로 제 매력을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할게요.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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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