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돌풍' 염경엽, "선수들과 함께 크고 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6.11 06: 29

올 시즌 세 팀의 감독이 바뀌었다. 백전 노장도, 초보 감독도 각각 팀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관심을 끈 이는 감독 최다승 진기록의 김응룡 한화 감독이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내실이 튼튼한 것은 염경엽 넥센 감독이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이 감독 부임 첫 해임에도 팀을 6월 현재까지 1위권에 꾸준히 올려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염 감독이 넥센에 부임한 뒤 가장 달라진 것은 연패가 없다는 점과 세밀한 작전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선수 때부터 꾸준히 적어온 노트가 6권에 달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하는 염 감독이 직접 팀을 연구하고 상대를 파헤치면서 얻어낸 결과다. 투타의 안정 외에 다른 팀컬러가 넥센에 입혀진 모습이다.

그러나 염 감독은 최근 "나는 1년차 감독에 불과하다. 다만 내가 준비한 것을 선수들이 실전에서 잘 실천해줄 뿐이다. 선수들이 실수할 때도 있다. 나도 초보 감독으로서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 팀도 아직 강팀은 아니다. 나도, 선수들도 함께 크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은 편하게 해주기로 유명하지만 '잡아야' 할 때는 과감하게 나선다. 그는 코칭스태프에게 "4연패를 하고 당황할 거라면 2연패를 4연패처럼 생각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그 마인드를 전달한다. 넥센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넥센은 지난 9일 악재를 만났다. 팀의 최고참 내야수가 개인적인 문제로 징계를 받았다. 팀은 2연패에 빠지며 삼성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많은 이들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넥센의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은 그날 바로 취재진에게 김민우 이야기를 꺼내며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감독이 먼저 나서 팀의 분위기를 다잡은 것. 염 감독의 지휘 속 내실을 다지고 있는 넥센이 지난해 후반기처럼 허무하리만치 급락할 것 같지는 않은 모습이다.
넥센이 위기론을 넘어 시즌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까. 염 감독은 "우리가 언제 떨어질지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보란 듯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염 감독이 초보 감독에게 가장 위험한 '위기 속 조급함'을 잘 이겨낸다면 넥센의 가을야구도 뜬 구름 잡기는 아닐 듯하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