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 김영권(광저우)과 김창수(가시와)가 최강희호의 고질적 문제점인 수비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까?
결전의 날이 밝았다. 8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할 중차대한 일전이다. 승리하면 9부 능선을 넘고, 패한다면 궁지에 몰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한국은 3승 2무 1패(승점 11, 골득실 +6)로 조 1위에 올라있고 우즈벡은 3승 2무 1패(승점 11, 골득실 +2)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날 레바논과 맞붙는 3위 이란(승점 10, 3승 1무 2패, 골득실 +1)도 호시탐탐 본선행을 노리고 있다. 세 팀 모두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관건은 창끝의 날카로움과 방패의 단단함이다. 레바논전서 고스란히 문제점을 노출했던 부분이다. 공격진은 수많은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포백 라인은 시종일관 불안함을 보였다. 고질적 문제점인 세트피스에서 또 실점을 허용하며 무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

득점포 못잖게 중요한 것이 수비 안정이다. 포백 라인 4명 중 절반의 얼굴이 바뀌었다. 레바논전서 왼발 프리킥으로 한국을 구해낸 좌측면 수비수 김치우와 중앙 수비수 '캡틴' 곽태휘는 다시 한 번 중용을 받는다.
부진했던 김기희 신광훈의 자리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과 우측면 수비수 김창수가 대신 자리를 꿰찬다. 실로 기대가 모아지는 조합이다. 둘 모두 출중한 기량을 갖췄음에도 부상 등으로 최강희호에서 오롯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김영권 김창수는 우즈벡을 대비한 훈련 내내 김치우 곽태휘와 함께 포백 라인 주전조로 나섰다. 둘 모두 장점이 뚜렷하다. 김영권은 중앙 수비수라는 포지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풋살 국가대표 출신다운 세밀함을 자랑한다. 빌드업에 능하다.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을 할 수 있다. 탄탄한 체구와 영리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하는 수비도 빈틈이 없다.
김창수는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와일드카드로 승선해 사상 첫 동메달 기적을 일궜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영국 단일팀과 8강전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은 군사 훈련으로, 부상에서 복귀해 출격이 유력했던 카타르전서는 또 다시 부상 암초를 만나 도중 낙마했다.
절치부심했다. 김창수는 J리그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강인한 체력과 근성으로 상대 공격수를 봉쇄한다. 날카로운 크로스도 일품이다. 김창수의 최대 장점이다. 단조로운 최강희호의 공격 전개에 다채로움을 더할 수 있다.
물러설 곳은 없다. 우즈벡전은 오직 승리를 외치고 있다. 김영권과 김창수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