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22, 선덜랜드)이 승리의 파랑새가 될 수 있을까?
결전의 날이 밝았다. 8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할 중차대한 일전이다. 승리하면 9부 능선을 넘고, 패한다면 궁지에 몰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한국은 3승 2무 1패(승점 11, 골득실 +6)로 조 1위에 올라있고 우즈벡은 3승 2무 1패(승점 11, 골득실 +2)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날 레바논과 맞붙는 3위 이란(승점 10, 3승 1무 2패, 골득실 +1)도 호시탐탐 본선행을 노리고 있다. 세 팀 모두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온통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번이나 그물을 출렁였다. 그간 전술적인 이유로 최강희호에서 중용받지 못했지만 우즈벡전에서는 선발 출전이 예고됐다.

손흥민의 빛에 가려진 것이 있다. 지동원의 발끝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국내 팬들의 밤잠을 설치케 한 주인공이다. 분데스리가에서 후반기에만 17경기에 연속 선발 출장해 5골을 터트렸다. 골을 넣은 4경기서 모두 승점 3점을 안기며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승리의 파랑새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강희호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지동원은 선발이 아닌 줄곧 교체 요원으로 활약했다. 이유가 있었다. 포지션 경쟁자 이근호는 최종예선(3골)에서 펄펄 날고 있다. 잠재적 경쟁자 손흥민도 대기하고 있다. 최전방에는 '베테랑' 이동국과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김신욱이 버티고 있고, 오른쪽에는 부동의 날개 이청용이 있다.
지난 레바논전서 후반 39분 그라운드를 밟았던 지동원은 우즈벡전을 앞둔 훈련에서도 비주전조로 나섰다. 교체 출격이 유력하지만 그의 발끝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손흥민 이동국 이근호에 못잖은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기회만 잡는다면 반드시 우즈벡의 골망을 흔들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8강전(영국 단일팀과 경기서 선제골, 1-1)이 그랬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3-4위전(이란전서 종료 직전 헤딩 2골, 4-3 역전승)이 그랬다.
지동원은 장점이 뚜렷한 선수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쓴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헤딩 슈팅도 위력적이다. 자신감과 기량도 정점에 섰다.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승리의 파랑새 역을 자처했던 지동원이 최강희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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