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없었다. 하지만 김신욱(25, 울산)은 이날 가장 빛난 선수 중 한 명임에 틀림없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경기서 전반 43분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8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할 중차대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4승 2무 1패(승점 14)로 조 1위를 굳건히 지키며 본선행을 눈앞에 뒀다. 2위 우즈벡(3승 2무 1패, 승점 11)과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린 한국은 12일 새벽 0시 반 열리는 경기서 레바논이 이란을 잡게 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쥔다. 설사 이란이 레바논을 잡는다 하더라도 한국은 이란전서 비기기만 해도 브라질행을 확정짓는다. 실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김신욱의 머리는 단연 빛났다. 높이에서 훌쩍 앞선 김신욱은 후방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정확하게 떨궈주며 확실한 가교 역할을 했다.
전반 12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하려던 시도가 무산되고 전반 35분 아지즈벡 하이다로프와 공을 다투다 경고를 받는 등, 몇몇 아쉬운 장면은 있었지만 김신욱이 있었기에 한국은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김신욱은 우즈베키스탄의 포백 라인을 높이로 압도했다. 196cm의 장신으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7골을 터뜨린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그에게 기대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본인이 골을 넣지 못해도 공중볼을 따내 헤딩으로 떨궈주는 어시스트로 흐름을 이어준 것이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도 "김신욱이 상대 수비를 위협하며 타겟맨으로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 수중전에서 김신욱의 역할이 컸고 득점은 없었지만 어느 때보다 잘했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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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