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란에 아픔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최강희 감독이 설욕을 다짐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경기서 전반 43분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8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할 중차대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4승 2무 1패(승점 14)로 조 1위를 굳건히 지키며 본선행을 눈앞에 뒀다. 2위 우즈벡(3승 2무 1패, 승점 11)과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린 한국은 12일 새벽 0시 반 열리는 경기서 레바논이 이란을 잡게 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쥔다. 설사 이란이 레바논을 잡는다 하더라도 한국은 이란전서 비기기만 해도 브라질행을 확정짓는다. 실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인해 한국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이란전을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최 감독의 속내는 달랐다. 무조건 승리를 외쳤다. 이란 원정에서 받은 푸대접과 여러 가지 사건들을 떠올리면 이란은 반드시 잡아야하는 상대였다. 원정길에서 겪은 수모를 홈에서 고스란히 돌려주겠다는 굳은 각오로 필승을 다짐했다.
최 감독은 "이란전은 최선을 다해야하는 경기고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월드컵에 나가는 것에 상관없이 이란과는 항상 어떤 길목에서 만나기 때문에 이겨야한다"며 "원정 가서 푸대접 받고, 경기장에서 여러 가지 안좋은 상황들이 있었던 것을 선수들이 다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판도도 중요하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승리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의 파트너로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중 어느 쪽이 좋겠냐는 질문에는 미소를 지으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란이 조금 더 밉다. 우즈베키스탄이 올라가는게 좀 더 좋을 것 같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속내를 드러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큰 고비였고, 그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이란전은 오히려 홀가분하게 준비할 수 있다. 반드시 이란에 아픔을 줘야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인 최 감독의 결연한 표정에서는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이자 자신의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강한 집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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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