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자이언츠 주장은 '영원한 캡틴' 조성환(37)이 맡았다. 2008년 주장을 맡은 이후 롯데의 영광을 함께 한 조성환은 올해 야수 최고참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주장에 선임됐다. 그만큼 선수단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선수 한 명 이상이다.
하지만 조성환은 현재 1군에 없다. 지난달 8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2군으로 내려간 것. 벌써 조성환이 2군에 내려간 지 1개월이 넘었다. 주장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롯데는 그 기간 동안 상승세를 타면서 다시 4강 싸움에 불을 붙였다.
올해도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조성환이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이유는 몸 상태만은 아니다. 지난달 말부터 조성환은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13경기에 출전, 타율 4할7푼5리(40타수 19안타)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간만에 중계방송 팀이 들어왔던 11일 경산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2군과의 경기에서는 4타수 4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중계화면을 통해 보여진 조성환의 몸놀림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투수들의 공을 여유있게 자유자재로 치고 무리없이 베이스러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2루수로 출전한 수비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조성환이 올라오지 못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정훈의 존재다. 조성환이 2군에 내려간 사이 1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정훈은 현재 타율 2할8푼4리(116타수 33안타) 2홈런 12타점 16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정훈의 맹활약에 조성환을 급하게 올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여름이 되면 정훈이나 신본기의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기가 올 텐데 그때는 조성환, 박기혁의 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은 1군 전력 구상에 조성환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걸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조성환은 1루 수비가 가능하기에 1군에 있다면 훨씬 유연한 전력 운용이 가능하다. 주전 1루수인 박종윤과 번갈아가며 기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우타 대타로 출전시켜도 제 몫을 할 선수다.
무엇보다 조성환은 선수들에게 '영원한 주장'인 존재다. 전력 외적인 면에서도 조성환은 팀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지금은 상승세를 탄 롯데지만 만약 다시 고비가 찾아온다면 그때는 조성환과 같은 클럽하우스 리더가 꼭 필요해진다.
물론 롯데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주장이 2군에 계속 있는것도 한시적인 일이다. 복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한다. 확실한 건 조성환에게 지금 퓨처스리그는 너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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