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최강희 감독의 주문 '결자해지'로 증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6.12 06: 59

'결자해지'였다. 공격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를 맡으라는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도전을 펼치고 있는 이동국(전북)의 이야기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서 이동국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됐다. 이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은 공식 슈팅을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굴은 밝았다.
이동국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교체로 나가는 것은 경기전에 이야기 들어서 알고 있었다. 감독님이 후반에 들어갈 것이니 잘 준비하라고 하셨다"며 "한 건 하려고 생각했지만 좋은 상황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21)과 호흡을 묻자 이동국은 "흥민이가 스피드가 좋고 개인기가 있다. 잘 이용해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괜찮은 상황도 있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후반 29분 박스 앞에서 기회를 잡았으나 왼발슛이 수비수를 맞고 흘렀다. 공격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선보였다. 김신욱이 공중볼에 집중하는 사이 이동국은 수비진 뒷공간까지 파고들면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근호(상주)와 교체 출전한 이동국이 중앙에서 공격적 움직임을 선보이면서 왼쪽 공격수로 이동한 손흥민(함부르크)이 더 활발하게 활약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 장기처럼 선보인 돌파 능력을 발휘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또 이청용(볼튼)의 움직임도 날카로움이 줄어들지 않았다.
공격적 움직임과 함께 이동국은 태클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저돌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방에서 활약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앞선에서 먼저 상대 공격의 실마리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태클이 늘어났고 우즈베키스탄의 공격 템포는 떨어지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게 특명을 내렸다. 바로 이동국이 교체 투입 후 보여줬던 수비적 역할. 최 감독은 이동국에게 뜻밖의 임무를 지시했다. 전방에서 먼저 차단하면서 역습을 미리 막으라는 주문이었다.
이동국은 "경기에 투입된 후에는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내가 맡은 임무가 최전방에서 골을 넣기보다는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의 주문대로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우즈베키스탄 공격의 시발점인 제파로프와 아이다도프가 나서기전에 시간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완벽하게 상대를 틀어막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손흥민, 김신욱과 호흡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후반서 후배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는 "측면에서 신장이 좋은 선수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리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공격 전술이다. (김신욱이)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 냈다"고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경기장내에서 보여준 것과 함께 이동국은 후배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김남일(인천)과 함께 최선참인 그는 경기전 공격수들을 모아놓고 "누가 넣든지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 개인기록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서 후배들을 다독였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펼친 이동국은 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의 최종예선 최종전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우리에게 분명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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