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화력이 만만치 않다. 한국도 긴장해야 한다.
이란은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13점이 된 이란은 우즈베키스탄(승점 11점)을 1-0으로 꺾은 한국(승점 14점)에 이어 B조 2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한국은 18일 울산에서 펼쳐지는 이란전에서 이기거나 최소 비겨야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간다. 만에 하나 한국이 이란에게 대패를 당하면 3위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란전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불과 일주일전 한국은 레바논을 상대로 90분 동안 0-1로 끌려가다 간신히 1-1로 비겼다. 이란의 홈경기였고, 레바논 주축 수비수 몇 명이 빠졌기에 직접 비교는 힘들다. 그래도 이란은 레바논 수비진을 마음대로 흔들었다. 기회가 왔을 때 골로 연결하는 능력도 좋았다. 적어도 이란의 골 결정력은 한국보다 한수 위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란의 삼각편대는 모하메드 칼라트바리(30), 레자 구찬네자드(26), 자바드 네쿠남(33)이다. 칼라트바리는 레바논수비수 3명을 가볍게 제치고 침착하게 첫 골을 뽑았다. 네쿠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달려들어 꽂는 헤딩슛이 일품이었다. ‘젊은 피’ 구찬네자드는 가장 위협적으로 골문을 파고들었다. 그는 순간스피드가 뛰어나 중동경험이 많은 한국수비진에게도 골칫덩어리가 될 수 있다.
이들 삼각편대를 떠받치는 미드필더 코스로 헤이다리의 정확한 패스와 경기운영도 돋보였다. 이란은 시도 때도 없이 정면돌파를 감행하고 중거리슛을 때렸다. 한국이 철저한 압박수비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실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란은 골에 굶주려 있다. 이란은 우즈베키스탄과 골득실로 다툴 가능성이 크다. 우리보다 사정이 다급한 이란은 최대한 많은 골을 뽑으려 들 것이다. 레바논전서 데쿠남은 3-0으로 이기고 있음에도 후반 41분에도 추가골을 뽑을 만큼 집중력이 좋았다.
한국은 이란과 비기려는 소극적인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이란의 공격을 경계하되 우리도 맞받아쳐야 더 승산이 높아진다. 오는 18일 펼쳐질 한국과 이란의 한판은 근래 보기 드문 난타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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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경계대상 자바드 데쿠남(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