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손예진, 안방극장 격을 높이는 케미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12 09: 06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배우들이다. 김남길, 손예진의 묵직한 존재감과 그들 상호간의 화학작용은 브라운관을 순식간에 스크린으로 만들어버린다.
'상어'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칼 끝을 겨누는 남자와 치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정통 멜로와 복수극의 결합 속에 얽히고 설킨 퍼즐같은 전개가 미스터리 스릴러의 느낌도 준다. 여주인공 조해우(손예진)의 추리극으로도 볼 수 있다.
'부활', '마왕' 등으로 단단한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작가과 연출자에 대한 신뢰감이 컸음에도 내용적으로 다소 식상하고 진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초반을 놓치면 전개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호소, 맘 편히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어려운 내용이란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쉽게 다른 채널로 돌리지 못하는 이유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배우들 때문인 것이 크다. 운명같은 사랑과 운명의 장난 같은 끔찍한 가족사에 휘말린 이 선남선녀 커플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끊임없이 쥐락펴락한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해우를 뒤에서 따라가며 차마 그에게 닿지 못하는 팔을 뻗는 한이수(김남길)의 애절한 모습에서는 섬세한 감정이 폭발하고, 결혼식 날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첫사랑을 떠올리며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마는 해우에게서는 조용하지만 눌러도 누를 수 없는 뜨거운 내면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인물들로 분한 김남길과 손예진은 '다른 연기자로 대체 불가능함'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흡인력을 높인다.
손예진은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멜로의 여왕'이라 불려왔다. 달달한 멜로, 가슴 저린 멜로, 잔잔한 멜로 등 여러 감성의 멜로 연기를 해 온 손예진에게 조해우란 인물은 또 다른 도전이다.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하고 강단있지만 복잡한 내면을 지닐 수 밖에 없는 해우란 인물은 손예진의 섬세한 눈빛과 표정 연기를 통해 그 감정선이 드러난다. 적어도 손예진은 생각을 표정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배우다. 
김남길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여심을 흔든다. '나쁜 남자'라는 수식어를 지닌 김남길에게 가족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완전히 바꾸고,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위협해야 하는 한이수란 인물은 맞춤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끊임없이 갈등하고 아파하는 내면은 모성애를 자극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워보이면서도 한 순간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촉촉한 눈빛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조각같은 꽃미모보다는 본인 특유의 '매력'으로 승부를 거는 배우 김남길이기에 이수란 인물이 더 풍성해보일 수 있다.
이 두 배우가 내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고, 완벽한 비주얼 커플이면서도 배우가 아닌 캐릭터를 보게 만든다. 시청률을 떠나 안방극장의 '케미'로는 1등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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