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연패. 게다가 올 시즌 수요일 경기는 9전 전패다. 또 패하면 올 시즌 중 상위권 재도약의 기회는 사실상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6연패에 수요일 9연패로 침체 중인 두산 베어스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1일 잠실 SK전서 5-7로 패하며 시즌 전적 25승1무28패로 6위에 그치고 있다. 7위 SK와는 승차 없이 승률 3리 차(4할7푼2리-4할6푼9리)로 앞서 있어 12일 경기마저 내주면 한 경기 차 7위로 떨어진다. 이미 3위 LG와 3경기 반 차로 멀어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후 대단한 연승 바람을 타지 않는 이상 재도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팀 타율 1위(2할8푼6리), 득점 1위(288점), 홈런 3위(35홈런), 출루율 1위(3할7푼8리), 장타율 2위(4할4리)로 야수진의 힘이 대단한 팀.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 8위(4.92)로 투수진이 확실히 버티지 못하고 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라 온전히 믿기 힘든 가운데 11일 경기서도 타선이 막판 추격을 벌였으나 결국 실점의 극간을 없애지 못하고 패했다.

게다가 하필이면 12일은 수요일 경기다. 올 시즌 두산은 수요일 경기에서 이겨 본 적이 없이 검은 점만 9개를 채웠다. 지난 5월 8일 문학 SK전서 1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2-13으로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것이 바로 수요일 경기였다. 4월 3일 잠실 SK전에서는 1회 무사 만루에서 무득점에 그치는 수모 속 1-4로 패했다.
그리고 4월 10일 광주 KIA전에서는 연장 12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솔로포로 3-4 패했다. 5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선발 노경은이 128구 역투를 펼쳤으나 0-3으로 패했다.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는 추격 고삐를 당기며 상대를 압박했으나 결국 3-5로 졌다. 모두 수요일 경기였다.
그만큼 두산은 12일 경기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인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운다. 일단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 투수의 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올 시즌 10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 그러나 니퍼트도 지난 5월 22일 잠실 넥센전 수요일 경기서 5⅓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니퍼트에게도 수요일 경기는 뼈아팠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두산은 이날 플레이어스데이 이벤트 때 입던 올드 유니폼을 꺼내 입고 뛰게 된다. 지난 4월 14일 잠실 롯데전(7-6 승리)과 5월 5일 잠실 LG전(5-2 승리) 등에서 두산은 올드 유니폼을 입고 승리하며 2전 전승을 기록했다. 구단에서도 지금의 연패가 얼마나 심각한 지 인식하고 올드 유니폼의 기운을 통해 이기고 싶어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9번의 검은 수요일을 이미 겪고 있는 두산. 또 패하면 7연패에 수요일 10전 전패다. 올 시즌 벼랑 끝 승부처에서 더 떨어지면 다시 올라갈 기회도 애초에 사라질 지 모른다. 선수들은 안 좋은 기억을 계속 담아두기보다 새로운 각오로 달려들고자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검은 수요일의 악몽’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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