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투수 잭 그레인키(30) 로널드 벨리사리오(30)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때 아닌 난투극 때문이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5-3으로 역전승했다. 하지만 이날의 가장 큰 화제는 3개의 사구와 두 차례의 벤치 클리어링 그리고 화끈한 난투극이었다.
그 중심에 바로 그레인키와 벨리사리오가 있었다. 6회말 다저스 4번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애리조나 선발 이안 케네디의 강속구에 안면을 맞아 바로 다음 이닝이었던 7회초 그레인키가 애리조나 4번타자 미겔 몬테로의 등에 정확하게 패스트볼을 꽂았다. 1차 벤치 클리어링.

하지만 첫 번째 벤치 클리어링에서는 별다름 몸싸움없이 선수들이 흩어졌다. 그러나 7회말 그레인키 타석에서 케네디가 초구에 얼굴 쪽으로 '빈볼'을 던졌고, 그레인키가 왼쪽 어깨를 맞았다. 그러자 양 팀 선수 및 감독-코치들까지 득달 같이 뛰쳐나와 한데 뒤엉켜 싸웠다.
경기 후 그레인키는 난투극 질문에 "그것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그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고, 점점 더 컨디션이 올라온다"며 자신의 상태가 회복되고 있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그레인키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그레인키의 표정에는 상냥한 미소와 여유로움이 넘쳤다.
그레인키는 지난 4월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카를로스 퀸튼에게 사구를 던져 난투극에 휘말렸고, 쇄골뼈를 다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동료 4번타자가 얼굴을 맞자 곧바로 다음 수비에서 팀을 대표해 응징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그레인키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그를 두둔했다.
그레인키 뿐만 아니라 불펜투수 벨리사리오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난투극 과정에서 가장 앞장서 애리조나 선수들과 맞서싸웠다.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퇴장 조치까지 받았지만 경기 후 라커룸에서는 평화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투수가 투수에게 빈볼을 던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같은 투수로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다저스는 이날 난투극을 통해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쳤으며 짜릿한 역전극을 썼다. 다저스답지 않게 만루 기회에서 한 번에 역전시켰다. 타자는 아니었지만 난투극의 중심에 있던 '상남자' 그레인키와 벨리사리오가분위기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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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