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눈빛연기-애틋 눈물연기..칭찬이야 욕이야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12 16: 05

눈빛연기, 손연기 등 디테일한 움직임을 캐치해 배우의 연기를 칭찬하는 것이 어느새인가 일반화됐다. 극 속에 녹아든 배우의 전체적인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얼굴 따로, 말투 따로 따로국밥 찬양일색이다. 그런데, 배우의 연기는 하나의 종합예술이 아니었던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배우들의 눈빛에는 ‘동공이 연기한다’는 뜻의 동공연기라는 극찬이 붙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배우들에게는 ‘배경과 다름없다’는 뜻의 병풍연기 등 조롱조의 수식어가 따라간다.
이렇듯 ‘눈빛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은 이면에 ‘대사를 못 읽는다’는 뜻이 내포돼 있을 수도 있고, ‘눈물 연기를 잘한다’는 뜻은 다른 감정연기에서는 꽝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때문에 보통 이러한 세세한 칭찬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눈빛을 지녔지만 목소리 톤과 어색한 말투 등 입만 열면 극의 흐름을 깨는 등 연기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배우들에게 주로 따라다니는 팬들의 애정이 담긴 칭찬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연기력 논란이 따라다니는 배우들은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늘 같은 표정으로 연기를 한다는 단점 또, 과장된 몸짓 표현과 앞으로 뛰어만 가도 어색한 경우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논란에는 그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칭찬도 늘 함께다. ‘상대 배우와 케미가 산다’, ‘눈빛은 아련하다’ 등의 비주얼 칭찬이다.
잘하는 게 있으면 못 하는 게 있기 마련이지만 높은 출연료를 받고 고작 ‘눈빛연기 잘한다’는 등의 칭찬을 듣는 것이 전부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배우의 연기와 대본, 연출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 하나의 극을 탄생시키는 작업 속에서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시청자의 채널은 돌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극 속 상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연기를 위해 칭찬을 가장한 혹평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어느 새인가 ‘발로 연기한다’는 뜻의 발연기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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