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던지는 투수가 잘해야 되는데".
선동렬 KIA 감독이 12일 NC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올들어 좀처럼 무서운 볼을 던지지 못하는 헨리 소사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올해 6승(3패)을 건졌으나 승운이 따랐을 뿐 방어율이 5.32에 이르는 소사가 회복해야 마운드가 강해진다는 희망이었다.
그런 애타는 마음을 들었는지 소사는 확연히 다른 투구를 했다. NC 타선을 상대로 8이닝 1실점, 올들어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면서 호투를 예고했다. 2회 선두타자를 좌전안타로 출루시켰지만 후속타자들을 막았고 이후 7회까지 영의 행진은 이어졌다.

최대의 위기는 1-0으로 앞선 8회였다. 1사후 김종호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도루와 폭투로 1사 3루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박정준과 나성범을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모두 빠른 볼이 아닌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위기에서 벗어났다.
소사는 8회말 김주찬의 득점타로 2-0으로 앞선 가운데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완봉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호준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결국 바통을 이은 앤서니가 안타와 내야땅볼로 한 점을 내준데다 1사 2루 동점위기에 몰리자 덕아웃에서 가슴을 졸여야했다.
그러나 앤서니가 2사1,3루에서 이태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자 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시즌 7승. 올들어 가장 많은 이닝과 가장 많은 삼진 10개를 곁들이는 역투로 자신을 둘러싼 위기의 안개를 걷어냈다. 부진이 계속됐다면 거취문제까지 거론될 시점에서 스스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선동렬 감독도 "소사의 호투로 어렵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모두 125개를 던졌고 최고구속은 152km. 경기후 소사는 "예전의 잘 던졌던 마음가짐으로 투구했다. 그동안 힘으로만 던지다보니 컨트롤이 떨어졌다. 오늘은 컨트롤에만 신경을 썼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노력했다. (던진 구종 가운데) 투심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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