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폭력, 입시 경쟁으로 대변되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초등학교도 비켜가지 않았다.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냉혹한 현실을 담은 학교 잔혹동화로 첫 발을 내디뎠다. 고현정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함께 기존의 교육법에 반기를 드는 고현정표 교육 철학이 안방극장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MBC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12일 첫 방송을 마쳤다. 첫 회는 심하나(김향기 분), 오동구(천보근 분), 김서현(김새론 분), 은보미(서신애 분) 등 6학년 3반 학생들이 일명 ‘마녀’로 불리는 담임교사 마여진(고현정 분)과의 살벌한 첫 만남이 그려졌다.
마여진은 개학식부터 시험을 보겠다고 나서고 이에 반발하는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고 꿈과 희망을 짓밟아버린다. 첫 방송부터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벌써부터 대학 입시를 걱정해야 하며, 더 멀리 로스쿨까지 내다봐야 하는 경쟁 사회를 담은 것.

잘한다고 칭찬을 하고, 따뜻한 우정을 강조하며, 노력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도덕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그리고 기존 학원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심지가 곧고 따뜻한 심성의 교사도 없었다.
흔히들 공부가 아닌 뛰어놀아야 하는 나이라고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치열한 경쟁을 강조하고, 친구들간의 우정보다는 처절한 경쟁을 통해 밟고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하는 마여진만 있을 뿐이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아이들을 단번에 제압하고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로 누르는 마여진의 모습은 기존의 학원드라마 속 교사는 물론이고 현실 속 교사와도 많이 달랐다.
물론 제 아무리 극적인 설정이라고 해도 성적순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급식을 배식하는 등 다소 상식을 뛰어넘는 여진의 교육법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여진이라는 인물은 아이들을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단단하게 키운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마여진의 다소 독특한 교육 철학을 설파함으로써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 그리고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우겠다는 기획의도다. 이 같은 기획의도대로 진정한 교육의 가치와 방법을 안방극장에 전달할 수 있을지는 오롯이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의 몫이다.
일단 첫 방송만 봤을 때 이 드라마는 그동안의 학원드라마와 다른 독특한 교육 철학, 이로 인한 학생들과 교사의 갈등, 이후 성장기를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분명했다.
한편 이 드라마는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마여진과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항하며 스스로 현실을 깨달아가는 6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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