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흥분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이안 케네디의 이해할 수 없는 두 차례 머리로 향하는 사구에 격분한 것이다.
다저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하지만 6~7회에 주고받은 사구와 이에 따른 난투극으로 한바탕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난투극 과정에서 다저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구의 중심에 있던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 로널드 벨리사리오, 후안 우리베 등 선수들은 물론이고 돈 매팅리 감독과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까지 상대를 넘어뜨리고, 멱살잡이를 하는 등 과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3루 덕아웃에 있던 다저스 선수단이 우르르 애리조나의 1루쪽 덕아웃으로 달려가 난투극을 벌였다. 다저스 선수들이 이처럼 흥분한 데에는 두 번 연속 머리 쪽으로 향하는 사구가 동업자 정신을 망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매팅리 감독도 "애리조나의 대응 방식은 옳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내야수 스킵 슈마커는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두 번이나 머리 쪽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를 본 적이 없다.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단순히 빈볼을 주고받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며 "과거에 나도 빈볼을 맞은 적이 있지만 그건 야구의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머리 쪽에 공을 던지는 건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보통 위협구는 엉덩이나 등 같은 부상 위험성이 떨어지는 부위로 던지는 게 일반적이다. 애리조나의 대응은 이를 한참 벗어났다.
사건의 발단은 6회말이었다. 다저스 4번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애리조나 선발 케네디의 92마일 강속구에 코를 맞고 쓰러졌다. 이어 7회초 잭 그레인키가 애리조나 4번타자 미겔 몬테로의 등에 패스트볼을 맞히자 케네디는 7회말 타석에 들어선 그레인키에게 초구에 머리 쪽으로 던지며 왼쪽 어깨를 맞혔다.
이날 역전 결승 3타점 2루타를 때린 포수 팀 페데로위츠도 "상대가 우리를 맞히면 우리도 상대를 맞히는 게 야구의 방식이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머리 쪽으로 향하는 공에 맞았다"며 "이건 야구에서 벗어난 일이다. 이런 식으로 하는 옳지 않은 것이다. 애리조나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리조나 투수 케네디와 커크 깁슨 감독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다저스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디. 매팅리 감독은 "케네디가 타자 몸을 맞히지 않고 몸쪽으로 던질 능력이 없다면 몸쪽으로 던져서는 안 된다. 그의 말은 변명처럼 들린다"며 불쾌한 반응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다저스는 더 이상 애리조나에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팅리 감독은 "더 이상 싸우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의 힘을 싸우는데 쏟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애리조나에게 패배를 안긴 다저스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러모로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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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