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날아간 승리’ 류현진, 불펜 방화에 울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13 14: 54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는 장면이 다시 연출됐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승리가 불펜에 의해 또 날아갔다. 류현진으로서도, 팀으로서도 아쉬운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안타를 허용하고도 3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7승 요건을 가진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병살타만 4개를 유도했고 타석에서도 1타점 3루타를 때리는 등 고군분투한 경기였다. 그러나 다저스의 불안한 불펜 상황에서 1점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점수였다.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크리스 위드로우는 2아웃까지를 잘 잡았다. 최고 90마일 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닝을 마무리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2사 후 골드슈미트에게 내야안타를 맞았고 그 뒤에는 계속 불안했다. 결정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결국 위드로우는 로스에게 중전안타, 그리고 몬테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다. 99마일(159.3㎞)의 강속구에는 힘이 있었으나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중요한 7회에 올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대목이지만 다저스로서는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 어쩌면 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다저스는 올 시즌 선발 투수의 호투를 불펜이 날리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그 빼어난 투구에도 불구하고 승수 쌓기가 더디다. 류현진 역시 지난 5월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도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 투수들이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었다.
물론 매번 승리를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펜의 도움을 받을 때도 분명 온다. 그러나 불펜의 난조라는 고질병이 계속됐다는 점에서 류현진과 다저스로서는 또 한 번의 찜찜함을 남긴 경기였다. 향후 선발 투수들의 심리 상태나 경기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결국 다저스는 문제의 투수들인 벨리사리오와 리그가 12회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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