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사랑 그리고 여자, 왜 이렇게 어려운걸까요” [인터뷰②]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6.13 14: 38

MBC 종영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제대로 된 사랑 한번 해보지 않은 한태상으로 분한 송승헌은 극 중 자신의 마음을 빼앗은 여인을 얻기 위해 애교 넘치는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여자들의 심리’를 검색해 볼 정도.
만약 한태상이 아닌 송승헌이었다면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는 것은 수월하지 않았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을 거란다. 여자에게 능수능란(?)할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여자들의 심리를 전혀 모른다고. 극 중 한태상처럼 인터넷으로 여자들이 좋아하는 행동을 찾아본 적도 있단다.
“저도 태상이처럼 여자들의 심리 잘 몰라요. 다들 제가 능수능란할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저 하나도 모르거든요(웃음). 그래서 여자들이 좋아하는 행동들을 찾아보기도 했었죠. 지금도 여자 심리 잘 몰라요. 연애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만났던 분들이 ‘너는 왜 여자 마음을 그렇게 몰라’ 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저한테 능수능란할 것 같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감독님이 더 잘 아세요(웃음).”

‘남자가 사랑할 때’가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은 한태상에게 별명을 하나 붙여줬다. ‘바보태상’이라고. 사랑하는 미도에게 그렇게나 많은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미도를 대하는 태상의 마음이 바보처럼 한결같기 때문. 이 별명에 대해 혹시 들은 적 있냐고 물으니 들은 적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본인이었다면 태상처럼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은 참 어렵다며 푸념을 늘어놓아 한 차례 웃음을 자아내기도.
 
“마지막 촬영 전에 메이킹을 만드는 친구가 저에게 ‘한태상은 이렇게 살아왔는데 송승헌이라면 어땠을 것 같냐’ 묻기에 좋아하는 여자한테 몇 번이나 구애하고 진심을 얘기했지만 결국엔 나한테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대놓고 얘기하고 기억상실인 척 연기까지 할 정도면 나는 태상처럼은 못 할 것 같다고 대답했어요. 미도가 그렇게까지 나오는데 손을 뻗치는 건 아니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건 사랑은 참 어렵다는 거예요. 그렇게 결론을 내렸어요. 사실 저는 미도 스타일이에요. 누가 저를 좋아한다고 해서 마음이 가지는 않더라고요. 그 와중에 상처도 받아보고요. 하지만 저에게 그런 동기를 부여하는 인연을 만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어렵네요(웃음).”
송승헌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배우 반열에 항상 포함돼 있다. 커다란 눈과 마치 선한 소의 눈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길고 짙은 속눈썹, 오똑한 코 등 조각 같은 이목구비는 ‘아, 참 잘생겼다’라는 감탄을 절로 나오게끔 한다. 이처럼 잘생긴 외모가 배우로 성장하는데 송승헌의 발목을 잡지는 않았을까. 그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연기자로서 외모가 연기를 가린다는 것은 본인이 얼마큼 노력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며 계속해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생각까지 함께 전했다.
“제가 비주얼적인 면에서 잘났다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초반 많은 분들이 제 외모를 좋아해주신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연기자로서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외모가 연기를 가렸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본인의 노력에 따라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외모나 이미지를 놓기가 쉽지는 않죠. 저도 사실 확 놔버리고 살인자나 강간범 등 연기적인 면을 보여드려야지 하면서도 정작 할까 말까 고민한 적이 여러 번이에요. 결국은 그런 캐릭터를 선택하지 못했고요.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비주얼도 좋은데 연기도 잘하는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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