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불펜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에 이어 류현진(26)까지 울렸다. 팀 내 실질적인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커쇼와 류현진이 하루 건너 사이로 다저스 불펜의 방화에 울었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막고 시즌 10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72에서 2.85로 조금 올랐다.
그러나 류현진은 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3마일이었고, 대부분 90마일대 초반에 형성되는 등 평소보다 구위가 떨어졌다. 매회 주자를 내보낼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4회에는 4연속 안타와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한 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무려 4개의 병살타를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11개의 안타를 맞고도 3실점으로 막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였고, 5회말 스스로 류현진 터뜨린 3루타 포함 다저스가 6안타로 4득점에 승부를 뒤집기도 했다.
류현진은 6회초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7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고, 그 첫 주자로 지난 12일 빅리그 콜업을 받은 우완 투수 크리스 위드로를 올렸다. 위드로는 이날 경기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1점차 박빙 상황에서 빅리그 등판 경험이 전무한 신인 투수를 올렸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다저스는 기존 마무리 브랜든 리그가 부진으로 낙마한 가운데 켄리 잰슨을 새로운 마무리로 세웠다. 보직 조정으로 7~8회에 나설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위드로는 첫 타자 A.J 폴락을 최고 98마일 패스트볼에 이어 80마일 커브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제라르도 파라에게는 99마일 광속구를 던지며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투아웃을 잘 잡으며 위력을 떨쳤지만, 폴 골드슈미트의 빗맞은 타구가 3루 라인 쪽 내야 안타로 이어진 게 불행의 씨앗이었다.
이어 코디 로스에게 초구 98마일 패스트볼이 중전 안타로 연결돼 1·2루 위기에 몰린 위드로는 결국 미겔 몬테로에게 99마일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좌전 적시타로 연결됐다. 스코어는 4-4 동점이 됐고, 류현진의 7승도 한순간 허무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다저스도 연장 12회 승부 끝에 6-8로 패했다.
다저스는 지난 11일 애리조나전에서도 에이스 커쇼가 7이닝 1실점으로 막고 9회초 시작 전까지 3-1로 리드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마무리 리그가 4실점으로 무너지며 커쇼의 승리도 날리고, 다저스도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커쇼와 류현진 모두 올해 불펜에서 날린 승리 요건이 두 번이다. 커쇼에 이어 류현진까지 다저스 불펜 방화에 아쉬움 가득한 눈물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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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